11월 신형 그랜저 사전계약 1만7294대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 경신그랜저 판매량은 신형 모델 출시 영향에 줄었으나 K7은 그대로"브랜드 충성고객 명확해지며 서로 판매량 간섭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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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며 중형세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경쟁모델이자 같은 그룹의 기아차 K7 판매량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보통 동급의 신형 모델이 출시되면 다른 차종 모델 판매량이 떨어지기 마련이나 K7 인기는 변함이 없다.이번 신형 그랜저 인기가 역대 최고 수준인 점을 감안한다면 K7 판매량 유지는 더욱 이례적인 일이어서 눈길을 끈다.5일 업계에 따르면 뉴 그랜저의 사전계약 첫날 계약대수는 1만 7294대로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신형 그랜저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지난 2016년 11월 이후 약 3년만에 선보이는 6세대 모델로 2.5 가솔린, 3.3 가솔린, 2.4 하이브리드, 3.0 LPi 등 총 4가지 엔진라인업으로 출시한다.올해 그랜저 판매는 지난 4월까지 월 1만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5월부터 판매가 줄기 시작했다. 5월 8327대 수준이었던 그랜저 판매량은 6월 6652대, 7월 6135대, 9월 5514대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다 9월에는 4814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뉴 그랜저 출시 소식이 들리면서 신형 모델을 기다리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 10월의 경우에는 9800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이는 신형 출시 전 가격 할인 행사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반면 K7 판매량은 지난 7월 신형을 출시한 이후 꾸준히 600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형 그랜저가 11월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에는 6518대를 기록하며 오히려 전월보다 판매량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업계에서는 그랜저와 K7이 동시에 흥행하는 현상에 대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브랜드 충성고객이 확실히 나뉘게 됐다고 보고 있다.현대차의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를 선호하는 고객과 기아차의 K 시리즈를 선호하는 고객층이 구분됐다는 것. 새로 차를 구입할 때 가격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선호도에 따라 구매의향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현대차가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신차에 적용하고 외관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이루며 브랜드별 선호층이 확실히 구분되어진 것으로 풀이된다.쏘나타와 그랜저는 1980년대 중반 첫 출시 이후 30년 넘게 국내 세단 시장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는 차종들이다. 지난 10월 국내 차량별 판매순위에서도 쏘나타와 그랜저는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K7은 지난 2009년 1세대 모델을 출시한 이후 중형 세단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으며 지난 7월 출시한 모델의 경우 상품성 개선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기아차 내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다.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차가 수많은 차를 출시하며 쌓아온 역사 속에서 각자의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게 됐다"며 "브랜드 충성고객이 늘어나면서 고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명확해져 경쟁 차종 출시에도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랜드 충성도 뿐 아니라 최근 자동차 업계 추세가 보다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소형, 준중형보다는 중형, 대형 쪽 인기가 높아지는 것도 그랜저와 K7의 공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박재용 이화여대 미래사회공학부 교수는 "K7 인기는 K3과 K5 고객들을 흡수하며 준중형에서 중형 세단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넘어가는 추세를 보여주는 결과"며 "K7은 월 생산량이 6000대 수준으로 현재 생산하는 물량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