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미래에셋대우 격차 80억원4분기 실적 따라 손바뀜 가능성 높아은행계 증권사 치열, 지주사 지원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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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증권사의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 당기순이익 누적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종금증권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왕좌에 올랐던 한국투자증권이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9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2위 미래에셋대우와 격차를 벌렸다. 이에 정일문 사장은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3분기 실적만 놓고 봤을 때 12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기대치보다 낮았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이 숨 고르기를 할 때 미래에셋대우는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말 기준 1위와의 격차는 373억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137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한국투자증권의 뒤를 바짝 쫓았다.

    3분기 누적기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격차는 단 80억원이다. 4분기 영업실적에 따라 자리바꿈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증시 조정 영향 속에서 수익구조를 다각화한 게 주효했다.

    실제 미래에셋대우의 사업부문별 수익비중은 트레이딩 36.2%, 기업금융 수수료 20.4%, 브로커리지 수수료 19.8%, 이자손익 12.1%, 금융상품판매수수료 11.5% 등 고른 분포를 보인다.

    증권가 명가로 불렸던 NH투자, 삼성증권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NH투자증권은 전년동기 2.88%, 삼성증권은 같은 기간 1.86% 순이익을 늘리는 데 그쳤다.

    한국투자,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종금증권 등 선두권이 20% 이상의 실적 향상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은행계 증권사의 경우 손바뀜이 이뤄졌다.

    지난해 연말 기준 실적은 신한금융투자(2512억원), KB증권(1897억원), 하나금융투자(1521억원) 순이었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3분기 누적당기순이익으로 KB증권이 2247억원, 하나금융투자가 2114억원을 기록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2020억원의 성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신한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2.10% 하락해 4분기 실적 향상에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계 증권사의 경우 모회사인 금융지주가 얼마나 지원하느냐에 따라 순위 변동이 예상된다.

    이미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7월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초대형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실적 향상을 계기로 추가 증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금융지주회사가 내년 경영상황을 고려해 은행보다 투자금융이 강한 증권사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도 높다.

    한편 증권업계는 전반적으로 2분기까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다 3분기 주춤했다.

    3분기 주가 급락으로 증권사가 보유한 주식 관련 자산 평가손실이 커졌고 8월 중순 이후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평가이익 역시 부진하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 부진 속에서도 증권사들은 IB 관련 수익을 늘리면서 선방을 했다”라며 “단, 요동치는 주식시장에서 먹거리를 얼마나 잘 찾느냐에 따라 업계 순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