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배추에 김장 소비 심리 위축도매 기준 배추 10kg 당 1만1000원… 전년비 48% 증가대형마트, 사전 물량 대량 매입해 도매가보다 저렴히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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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마트에서 진행하는 김장 기획전ⓒ박소정 기자
"어제도 김장 재료 사러 동네 근처 하나로마트에 갔다가 배추가 너무 비싸서 못 사고 오늘 대형마트로 와봤어요."
"절임 배추가 김장하기는 편한데 올해는 생배추랑 가격 차이가 너무 크네요."
본격적인 김장철이 도래했지만 급등한 배춧값에 '김포족(김장을 포기하는 소비자)'이 늘고 있다. 올해 배춧값은 금값에 비유될 만큼 가격이 올랐다.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10kg 기준 도매가격은 1만1000원이다. 이는 전일비(1만원) 10% 상승, 전년비(7400원) 48% 상승, 일평년 대비 6055원보다 81.6% 상승한 가격이다.
배춧값이 폭등한 것은 지난 9월부터 계속된 태풍 링링, 타파, 미탁이 한반도를 덮치면서 가을배추 작황이 나빴기 때문이다.
18일 김장철을 맞은 서울 남대문 시장, 이마트 등 전통시장 및 대형마트를 방문했다. 김장 원재료를 모아놓은 매대 앞에서 배추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고민을 하다가 떠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마트에서 만난 한 고객(50대)은 "어제도 동네 시장에 갔다가 배춧값이 너무 비싸서 못 사고 왔다"라며 "오늘은 다른 부재료만 사러 왔는데 오히려 마트가 다른 곳보다 배추 가격이 저렴한 것 같아서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60대)은 "원래 편의성 때문에 절임 배추로 김장을 하는데 올해는 시장 절임 배추도 10kg에 3만원대라 비싸서 못 살 것 같다. 그나마 이마트 배추가 싸서 이걸로 직접 절여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마트는 배추를 6900원(3입, 망), 행사 카드 결제 시 20% 할인된 5520원에 판매하고 있다. -
이마트에선 포장김치 기획전도 진행하고 있었다.
- ▲ 재래시장에서 판매하는 김장 재료들 ⓒ박소정 기자
포장김치를 카트에 담은 한 고객은 "혼자 살아서 별로 김치 소비량이 많지 않다"며 "이렇게 배춧값도 비싸고 할 땐 직접 김장하는 것보다 할인 행사가 많은 포장김치를 구매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고 말했다.
김장 재료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는 것은 전통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남대문 시장과 남성 시장에서는 배추 가격에 놀라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남성 시장에서 만난 한 주부(60대)는 "지난주보다 오늘 배춧값이 더 비싸진 것 같다. 미리 사놔서 다행"이라며 "오늘은 양념에 들어갈 재료와 다른 김치를 담글 재료를 사러 왔다"고 말했다.
남대문 시장에서는 다른 재료에는 가격이 다 적혀있었지만 망에 들은 3입짜리 배추는 가격표가 없었다. 배추 한망에 1만2000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너무 비싸다"며 다른 부재료를 구경하거나 발걸음을 돌렸다.
남성 시장에서 만난 농산물 소매상은 "올해는 배추 작황이 좋지 않아 대부분 강원도 산 배추"라며 "도매가격도 비싸서 갖다 놓는 소매상도 사는 고객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재래시장에서는 배추(3입, 망)가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
올해 김장철에는 배추 도매가격 자체가 올라 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사전에 물량을 대량 매입한 대형마트에서 싸게 살 수 있었다. 김장철은 비수기로 여겼던 포장김치 시장이 소폭 성장하기도 했다.
- ▲ ⓒKAMIS 농산물 유통정보
포장김치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대상의 '종갓집' 김치 매출액은 김장철 시즌 지난해보다 10%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마트는 김장 기획전을 실시한 지난 11월14일부터 17일까지 관련 품목 매출신장률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전년비 배추는 271.7%, 무는 190.2%, 고춧가루 26.2% 상승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는 산지를 다변화해 물량을 대량 매입하는 배추 저장 기간을 대폭 늘려 사전에 물량을 비축하는 방식으로 판매가를 낮출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