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택한 신세계, 차정호 신임 대표 선임… 장재영 대표와 자리교체'파격' 인사 이마트, '첫 외부수혈' 강희석 대표 초강수
  • ▲ 사진은 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좌),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우).ⓒ신세계그룹
    ▲ 사진은 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좌),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우).ⓒ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의 2020년 정기 임원 인사가 발표되자, 이마트와 신세계 간 온도차가 극명히 갈렸다. 이마트는 ‘사상 첫 외부인사 수혈’이라는 인적 쇄신을 시작으로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었던 반면, 신세계는 ‘실적 선방’이라는 성적표와 함께 능력 위주의 안정적인 내부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은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켜 신세계 대표이사로,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에는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를 내정해 12월 1일 자로 발령했다고 29일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 패션 부문을 신설하고, 손문국 신세계 부사장보를 부문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이번 신세계그룹이 백화점 부문 인사는 내부 승진으로 안정적인 능력 위주의 인사 단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경영진을 맞바꾸는 정도의 변화를 주며 두 회사의 성장 속도에 각각 필요한 인물을 배치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백화점은 트렌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차정호 대표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급성장에 따른 안정성을 강화할 장재영 대표를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1일 기습 단행된 이마트의 인사와 비교했을 때도 인사 폭이 크지 않았다. 이마트는 지난 10월 통상 12월 1일자로 단행하던 인사시기를 한 달 반가량 빨리 앞당기며 '위기감'을 표출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정용진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첫인사로 알려졌다. 

    이마트의 새로운 사령탑은 베인앤컴퍼니에서 이마트와 손발을 맞춰온 강희석 대표가 맡게 됐다. 강 신임대표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컨설팅 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레스케이프’ 오픈 이후 적자에 허덕이는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에는 전략실 관리총괄 한채양 부사장이 내정됐다. 신세계아이앤씨 손정현 상무는 부사장보로 승진시켰다.

    사실상 이마트와 신세계는 올해 2분기 실적이 나오면서부터 ‘위기’와 ‘선방’이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이때부터 이마트와 신세계 간 온도차가 본격적으로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조194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증가한 규모다. 3분기 영업이익은 959억원으로 전년보다 36.6%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6% 줄고, 현대백화점은 23.8% 줄었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효자노릇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15.5% 늘어난 3599억원, 영업이익은 66% 증가한 19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실제로 이마트는 이커머스 등 온라인 시장의 공세에 밀려 지난 2분기 사상 첫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연결 영업손실 299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2분기에 비해 832억 원이나 줄어든 금액이다. 이 기간 이마트 매출액은 4조58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으며, 당기순손실은 266억 원으로 적자를 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신세계 간 온도차가 극명하게 나타난 주된 이유는 실적 평가가 엇갈렸기 때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