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상품죽 시장 1위 지켜온 양반죽일반식품 부문 연구개발비 증가향후 용기죽-파우치죽 투트랙 전략으로 점유율 회복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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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원F&B
    20년 가까이 상품 죽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동원F&B가 '양반죽'을 내세워 제2 도약에 나섰다. 신규 설비 도입은 물론, 인건비 상승에도 연구개발비용을 증가시키고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 모양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F&B의 올해 3분기 일반식품부문 연구개발비용은 43억3063만원으로, 지난 동기(36억8963만원) 대비 17.3%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도 같은 기간 0.25%에서 0.33%로 뛰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도 0.28%에 그친 가운데, 최저임금 상승 등의 요인으로 인건비도 대폭 늘어난 가운데 나타난 R&D 비용 증가다.

    특히 올해 3분기까지 상품화된 연구개발 실적(일반식품부문)을 살펴보면 죽류가 31종으로, 펫푸드(32종)를 이어 두번째로 많다. 동원이 신성장동력으로 꼽으며, 신사업으로 힘쓰고 있는 펫푸드만큼 28년간 영위해온 죽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동원 양반죽이 최근 시장점유율 50% 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빼앗긴 점유율을 찾기 위한 전략에 착수했다고 분석한다. 

    1992년 출시돼 2001년부터 20년 가까이 상품죽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동원 양반죽은 2016년 상품죽 시장 점유율 69.4%에 달했지만 지난해 60.2%로 떨어진 후 올해 3분기 기준 44.3%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CJ제일제당이 '비비고죽'을 출시한 이후 비비고죽의 점유율은 출시 한달만에 22.7%의 점유율을 달성했고, 최근에는 35.7%까지 올라 동원 양반죽을 단기간에 턱밑까지 추격했다. 파우치죽 시장으로 한정하면 비비고죽의 점유율은 80%로 독보적인 1위다.

    동원은 지난해 8월 시장 성장성을 고려해  전남 광주공장에 약 3000평 규모의 양반죽 생산라인을 준공하고 기존 제조공정 대비 맛과 품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기술 및 설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이 공장의 양반죽 생산 규모는 연간 3000만개에서 5000만개까지 늘렸다. 

    죽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원재료가 되는 쌀을 고급품종으로 바꿨으며 설비를 개선해 싸래기를 온전히 걸러내고 동시에 쌀이 깨지는 현상을 방지했다. 또한 동원F&B의 전공 품목인 참치를 활용한 진액을 통해 풍미를 더욱 살렸다.

    여기에 재료를 한번에 담아 오랜 시간 저으면서 끓여 깊은 맛을 내는 고유의 전통방식은 그대로 유지했다. 용기 디자인 또한 4번의 리뉴얼을 거치면서도 특유의 항아리 모양을 유지해, 한국의 전통적인 곡선미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양반 파우치 죽'을 출시하며 파우치를 통한 패키지의 활용성 또한 강화했다. 이 상품은 동원F&B만의 노하우가 담긴 '저으며 가열하는 공법'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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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의 죽 제품들은 일반적으로 죽을 미리 쑤어 두었다가 나중에 용기에 담고 레토르트 공정을 거쳐 만든다. 죽을 미리 만들어놓기 때문에 공정 과정에서 쌀알이 떡처럼 뭉쳐져 질감이 나빠지며, 레토르트 과정에서 추가적인 열처리를 하기 때문에 쌀알이 뭉개지는 단점이 있다.

    반면 양반죽은 쌀과 각종 원물재료를 파우치에 함께 넣고 한번에 끓여내는 방식으로 열처리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갓 만들어낸 품질 그대로 밥알이 살아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특수 제작한 교반 설비로 지속적으로 죽을 젓는 효과를 구현하기 때문에 쌀알이 뭉치지 않고 알알이 살아있다.

    다음달에는 전복, 백합 등 고급 원재료를 일반죽에 비해 2배 이상 넣고, 용량도 큰 형태의 프리미엄 용기죽 '명품 죽'을 선보일 예정이다. 

    동원F&B 관계자는 “용기죽과 파우치죽의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에는 죽 전문점 수준의 프리미엄 용기죽도 선보이며 죽 시장 선두브랜드로서 위상을 확고히하고 있다”며  “출시 이후 맛과 품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며 죽의 가치를 높여온 뚝심이 소비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진행한 신규 설비투자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신제품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죽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