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에버그린, 각각 6척·4척 발주한중 세계 최대 컨船 경쟁… 기술력 우위 드러날 듯선박 대형화-친환경-효율성이 관건
  • ▲ 삼성중공업이 건조에 성공한 세계 최대 크기(2만3000TEU급)의 컨테이너선.ⓒ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이 건조에 성공한 세계 최대 크기(2만3000TEU급)의 컨테이너선.ⓒ삼성중공업

    세계 최대 규모인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발주가 최근 2~3년전부터 본격화되면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17척을 수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의 CSSC(중국선박공업집단)와 삼성중공업이 같은 선사로부터 해당 선박을 수주해 한·중간 자존심 대결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선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절감을 추구하면서 선박의 대형화가 빨라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으로, 20ft(피트) 컨테이너를 2만3000여개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이다. 많은 양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선박 크기를 키울 수는 없다. 더 커지게 되면 선형이 크게 바뀌게 되고, 정박할 수 있는 항만이 없을 수도 있다. 어떤 지역에 투입되는지도 관건이다.

    때문에 현재까지는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이 세계 최대 규모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해당 선박을 가장 많이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유럽 MSC 선사로부터 6척, 지난해 현대상선으로부터 5척, 올해 10월 대만의 에버그린으로부터 6척 등 총 17척을 수주했다. 이 가운데 MSC 물량 4척은 이미 인도해 수주잔량은 13척이다.

    대우조선해양도 2017년 유럽 MSC 선사로부터 5척을 수주했다. 지난해 현대상선으로부터 7척, 올해 10월 비공개 선사로부터 5척을 수주했다. 지금까지 17척을 수주했으며, MSC 물량 4척을 인도해 수주잔량은 13척이다.

    현대중공업은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아직 수주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월 대만의 에버그린이 삼성중공업과 CSSC, 즉 한국과 중국의 조선사에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각각 6척, 4척 발주한 것이 눈에 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놓고 자존심 싸움, 대리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선사들은 가격, 품질(기술력), 납기, 투입지역 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 조선사에 발주를 한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이, 품질과 납기 측면에서는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의 경우 초대형 선박인만큼 얼마나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지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절감을 원하는 글로벌 선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 핵심.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과 CSSC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을 놓고 기술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에버그린 선사로부터 수주한 2만3000TEU 컨테이너선에 독자 개발한 차세대 스마트십 시스템 '에스베슬(SVESSEL)'을 탑재할 예정이다.

    '세이버 핀(SAVER Fin), '러더 벌브(Rudder bulb)' 등 에너지 절감 장치(ESD, Energy Saving Device) 및 새로운 선형 적용으로 최대 7%의 연료 절감 효과도 추구할 계획이다.

    세이버 핀은 선박 외판에 장착해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제어하는 장치로 이를 통해 연비개선은 물론 선체 진동도 크게 감소시켜 현재까지 200척 이상의 선박에 장착됐다.

    업계에서는 선사들 입장에서 같은 선박을 한국과 중국 조선사에 맡겨 직접적인 비교를 하게 되면 기술경쟁력 측면에서 더욱 차이를 실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