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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증시는 연초 이후에도 하강 국면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중 무역분쟁·미국 대선·국내 잠재성장률 하락·경제성장률의 더딘 회복세 등 대내외 변수와 부정적 요인들이 많은 가운데 뚜렷한 반등 요인은 나오지 않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지만 주식시장 상승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하강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며 2017년 3분기에 경기 정점에 도달한 이후 11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내년 실질 성장률은 2.2%로 예상하면서 하반기 들어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당초 2018~2020년 잠재성장률을 2.3~2.4%로 봤다.
반면 최근 들어 2.2% 선으로 내려 잡았다.
주가 역시 강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내년 코스피 밴드로 2150~2350을 전망했다.
현재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두고 등락을 이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최대 10% 가량의 상승이 예상된다.
연구원은 코스피의 가장 큰 변수로 미중 무역분쟁을 꼽았다.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격화돼 미국 경기가 2020년 중에 둔화 또는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경우 주식시장도 예상보다 크게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증시와 밀접한 기준금리의 경우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기준금리가 한번 더 내릴 경우 1.0%까지 떨어지게 된다.
국내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저물가 추세도 지속되고 있어 한국은행이 내년 중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해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역시 코스피지수가 제한적인 상승세를 예상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상단 2500선을 제시한 것을 제외하면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모두 2400선 이하를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의 경우 코스피 하단을 2000선 아래인 1950으로 제시했고, 올해 코스피 흐름을 업계에서 가장 정확히 예측했던 대신증권이 1900으로 예상한 것이 눈에 띈다.
다만 '상고하저'와 '상저하고'에 대한 전망은 증권사별로 다소 엇갈린다.
상고하저를 전망한 증권사들은 기업실적 등 선행지표가 올해 바닥을 다진 만큼 사이클상 내년 상반기에 회복세로 돌아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경기가 고점을 친 후 24개월 정도가 지나면 순환적으로나마 바닥을 모색하는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2017년 2분기 고점을 보였던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에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 역시 영업이익 둔화의 바닥이 확인된 후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온 과거 코스피를 비춰볼 때 내년 연초 상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두곳 모두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연초 상승기간은 짧게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저하고를 예상한 증권사들은 내년 2분기 코스피가 저점을 찍고 하반기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경기가 저점을 찍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주요국의 정책 기대감이 내년 초까지 반영된 후 내년 2분기를 전후로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통적으로 꼽은 핵심 변수는 미국 대선과 미중 무역협상이다.
두 이슈의 향방에 따라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이 공존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경제와 코스피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업황의 내년 반등 기대감이 피어오른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5G 이동통신 보급 확대에 따라 메모리가 반도체 시장 회복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