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거래 활성화 기조 속 증권업계 점포 줄여가지만 신한금투·유진투자 지역특성 고려한 접점
  • 대다수 증권사가 운영 효율화를 위해 점포 수를 줄이고 있지만 반대로 점포를 늘려가는 곳들도 있다.

    지역특색을 반영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발상의 전환 차원의 효율화 전략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12월 기준 국내 주요 증권사 25곳의 국내 지점 수는 1086곳으로, 2017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줄었다.

    반면 지역 특색을 반영한 접점의 효율화를 기치로 점포 수를 늘려가는 곳들이 있어 눈에 띈다.

    신한금융투자가 대표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017년 114곳이던 점포 수가 124곳으로 늘었다.

    복합점포를 통해 숫자가 늘어나기도 했지만 순천과 광양 등 수익면에서 접근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대면 접촉이 필요한 지역들에 영업점포 형태로 신설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접점을 늘린다는 것과 효율화를 시킨다는 것은 상반된 개념"이라면서 "발상을 전환해 접점을 늘려가는 효율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젊은 층 유입이 많아졌다고 해도 연령별 등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지점은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수익의 효율화를 이유로 점포 수 감소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 자명해도, 고객들과 대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점포 운영과 관련한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다. 특화된 공간을 늘리는 것 외에 유진투자증권 점포 운영 중 특이한 점은 효율화적 관점에서가 아닌 지역적 환경을 고려해 점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중소형사인 유진투자증권은 전국적으로 25곳에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비슷한 규모의 중소형사들은 최근 3년새 점포 수를 대부분 줄여왔지만 올해 유진투자증권은 해외투자 특화 지점인 위워크프론티어점을 신설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점포는 신설된 지점보다 유지되는 지점이 눈에 띈다. 속속 퇴장하고 있는 주가 시세판이 가동되고 있고, 고객들이 시세판을 보며 지점 직원에게 주식 주문을 내는 풍경이 이어진다.

    석관동지점은 주택재건축정비구역으로 묶여 소박한 주택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고 이렇다할 상권이나 대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서울의 외진 곳이자, 거주 인구 중 노인 인구가 많은 곳이다.

    유진투자증권이 석관동 점포 운영을 수익성, 효율성 측면에서 고려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이들 고객과의 접점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석관동지점을 들어서면 주가시세판이 번쩍이며 마치 수십년전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강북 지역에서 외진 곳이지만 최근 비대면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정보에서 소외될 수 있는 노인층 등을 고려해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에 회사에서도 남다르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더이상 점포 수를 줄여 지점 운영을 효율화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점포가 대형화되는 추세 속에 법인과 자산관리 역량 강화 목적으로 본사 2층에 금융센터를 새로 신설한 부분 외 최근 3년간 점포 수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지점을 늘리고 줄이고, 영업직원을 줄이고 늘리는 유동적인 방식은 오히려 비용을 발생시키는 등 비효율적"이라면서 "가급적 최적화된 지점 운영 전략을 꾸준히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장 경향성의 측면이지 증권사 특성상 비대면으로만 가는 것이 결코 옳은 방향만은 아니다"면서 "투자상품을 다루는 업 특성상 불완전판매 문제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히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