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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치료제의 판매사가 변경될 것이라는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며 30만원선이 무너졌다.
하지만 사노피가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은 끝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고, 현재로선 파트너 물색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사노피는 당뇨사업부를 정리하고 항암분야 등에 신약 파이프라인을 집중하겠다며 사업전략 변경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당뇨분야 파이프라인의 추가 개발 진행은 하지 않지만, 한미약품의 당뇨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은 계획대로 마무리 짓는다.
사노피는 인슐린제제 '란투스'를 전세계 최대 품목으로 성장시켰지만 특허만료 이후 복제약(제네릭) 공세에 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후 차기 파이프라인도 경쟁업체에 밀려났다.
이러한 이유로 사노피가 당뇨사업부를 정리하면서도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파이프라인에 남겨놓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은 총 5개 과제가 진행 중이며, 참여하는 환자만 6400명에 이른다. 사노피는 모든 임상 과제를 오는 2021년 상반기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여되는 임상 3상을 그대로 사노피가 진행하겠다는 것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가치를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바이오신약 약효 주기를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지속형 GLP-1 계열 당뇨치료제다. 2015년 당시 주 1회 제형 파이프라인이 없던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다.
사노피가 임상 완료 후 직접 판매 대신 파트너 물색에 나서겠다는 전략은 불가피한 판단으로 보인다.
사노피의 당뇨분야 영업조직을 에페글레나타이드만을 위해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영업력이 집중적으로 투여될 수 있는 판매사가 한미약품에도 더 나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뇨 관련 영업조직과 네트워크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판매사로 판권을 넘기는 것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노피가 임상 중단 및 반환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3상에 지속 투자 후 상업화 권리를 넘긴다는 것은 파트너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