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한투·NH투자證에 올해 KB證 가세로 덩치 커져예비 주자들도 자기자본 지속 확충해 시장진입 노려경쟁심화·저금리기조 악재…운용·마케팅 역량 키워야
  • 올해 초대형 IB 핵심사업인 발행어음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넘겼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단 3개사가 자격을 보유 중인 시장은 당분간 규모가 더 증가할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발행어음 시장은 10조원을 이미 넘어섰다.

    한국투자증권이 6조2000억원대, NH투자증권이 3조6000억원어치 상품을 판매해 3분기 만에 10조원 수준의 규모로 시장을 키웠고, 6월부터 세번째 사업자로 뛰어든 KB증권이 최근 발행어음 잔고 2조원을 넘겼다.

    발행어음은 종합금융회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스스로 발행하는 자기발행어음으로,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에 한해 허용된다.

    현재 자기자본 2조원 후반대 부터 4조원 미만의 증권사들이 지속적으로 몸집을 불려 초대형 IB로 진출하는 최종 목적도 발행어음 사업 인가 조건 충족에 있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대출·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다.

    현재 증권사 5곳이 초대형 IB로 지정돼 있지만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통과해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의 경우 인가 심사가 지속적으로 막혀 3개 회사만 새로운 먹거리에 뛰어들어 시장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다.

    특히 앞선 주자들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KB증권의 경우 지난 6월 3일 처음으로 상품을 출시한 이후 6개월 만에 잔고 2조원을 돌파했다.

    첫 출시 당일에 1회차 목표였던 50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을 완판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며 올해 목표치 2조원을 약 20일 앞당겼다.

    특히 개인 6종, 법인 5종의 다양한 상품 라인업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KB증권 관계자는 "내년에도 자금의 조달과 운용 프로세스를 정교화해 발행어음이 매력적인 단기 금리상품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각 부문간 한층 강화된 협업을 통해 상품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사업자가 늘어나 경쟁이 심화되고, 기준금리 인하기조는 향후 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가 인하되면 자연스럽게 발행어음 금리(수익률)도 떨어져 판매에 리스크를 안게 된다.

    실제 출시초반 연 3%대, 조건에 따라서는 최대 5%를 자랑하며 고객모집에 나섰던 발행어음 상품은 갈수록 수익률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저금리 기조와 후발주자 등장 속에서 발행어음 시장의 주도권은 각 증권사별 운용능력이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금리를 잇따라 인하하는 시점에서 기존 특판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역으로 파격적 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선보이는 증권사들이 나온 사례가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자금 유치를 위해 파격 행보를 추진하는 증권사가 이번에도 나올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며 "현재 흐름으로는 연 4% 수준의 상품은 물론 기존 특판 조건을 그대로 유지해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