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L&P코스메틱, 위메프, 지피클럽, 무신사 등 이커머스 플랫폼과 화장품 관련 회사 위주투자기관, 미래 성장성과 실거래액 주목
  • ▲ 국내 유니콘 기업 현황 ⓒ중소벤처기업부, CB Insight
    ▲ 국내 유니콘 기업 현황 ⓒ중소벤처기업부, CB Insight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국내 스타트업이 인정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 유니콘 기업 10곳 중 5곳이 유통사로, 이커머스 플랫폼 분야와 화장품 분야 기업이 1조 이상의 기업가치를 달성해 눈길을 끈다.

    18일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유니콘 기업 10개 중 쿠팡(이커머스), L&P코스메틱(화장품), 위메프(이커머스), 지피클럽(화장품), 무신사(이커머스) 등 5개 유통사가 이름을 올렸다. 유니콘 기업은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보유하고, 설립된 지 10년 이하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국내에서 가장 기업 가치가 큰 유니콘은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다. 쿠팡은 2013년에 창업해 이듬해 2014년 5월 처음으로 유니콘에 등재됐다. 쿠팡의 기업 가치는 90억달러(한화 약 10조4778억원)로 평가된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지난해 11월 쿠팡에 추가 20억달러(한화 약 2조3300억원)를 투자했다. 쿠팡은 추가 투자 덕분에 탄탄해진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신선식품, 새벽배송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브랜드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탁이 선정한 100대 브랜드 순위는 지난해 100위에서 54위까지 올랐다.

    쿠팡의 현재 영업구조와 적자 규모를 고려했을 때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받은 30억달러가 내년 말께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투자 유치가 필요한 만큼, 나스닥 상장이나 국내외 기업과의 M&A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로 잘 알려진 L&P코스메틱은 2009년 설립해 지난 2017년 4월 유니콘에 등재됐다. 총 17억8000만달러(한화 약 2조원)로 평가된다. ‘마스크팩’을 핵심 상품으로 차별화하고 대중화하는 데 성공한 결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L&P코스메틱의 간판 상품인 마스크팩 ‘메디힐’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14억 장을 넘어섰다.
  • ▲ ⓒCB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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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이후 잠잠했던 유니콘이 올해 대거 쏟아졌다. 올해 유니콘으로 선정된 5개 중 3개가 위메프, 지피클럽, 무신사 등 이커머스, 화장품 제조 기업이다.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국내 유니콘 8호 기업으로 2010년 설립돼 올해 4월 유니콘에 등재됐다. 지난 10월 넥슨홀딩스 등으로부터 4000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산정된 기업가치는 26억5000만달러(한화 약 3조885억원)다.

    지피클럽은 2003년 설립한 화장품 유통업체다. 중국에서 자사 브랜드 JM솔루션의 '꿀광 마스크'가 대박이 나며 2017년 연 매출 900억이 지난해 5000억원까지 뛴 것으로 전해진다. 지피클럽은 지난해 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으면서 기업 가치 13억2000만달러(한화 약 1조5000억원)를 인정받았다.

    무신사는 2003년 프리챌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무지하게 신발 사진이 많은 곳’에서 출발해 2012년에 설립했다. 2018년과 2019년 국내 VC로부터 66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미국 세쿼이아 캐피탈의 1900억원 대규모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 18억9000만달러(한화 약 2조2024억원)를 기록하며 국내 열 번째 유니콘에 등극했다. 

    무신사는 전체 회원 가운데 45%가 18~24세일 정도로 Z세대의 선택을 많이 받고 있다. 무신사는 Z세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입점 브랜드와 신규 회원 증가, 콘텐츠 커머스 사업 전략 강화, 자체제작(PB) 패션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론칭 등으로 꾸준히 실적을 높이고 있다. 무신사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유통업체들이 앞으로도 유니콘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투자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것은 그만큼 기존의 성공사례가 많고 미래 성장성과 이익규모가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수조 원 규모로 인수되며 K뷰티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최근 닥터자르트를 포함해 카버코리아, 스타일난다 같이 아시아 뷰티 시장에 투자하는 경향이 거세져 앞으로도 주목해야 하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유통업계에서 추가로 유니콘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들이 공유경제,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공유·융합 비즈니스 분야에서 괄목할 성장을 보인 반면, 국내 유니콘 기업들은 규제에 구애받지 않고 이해집단과 갈등이 적은 화장품, 게임 등 단독적인 사업모델에 투자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국내에서는 11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탄생했다. 지난해까지 6개에 불과했던 유니콘이 1년 만에 5개가 더 늘어났다. 국내 유니콘 기업은 등재 순으로 쿠팡, 옐로모바일, L&P코스메틱, 크래프톤, 비바리퍼블리카,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위메프, 지피클럽, 무신사, 에이프로젠 등 11개였으나 배달의민족이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에 팔리며 10개사로 정정됐다. 국가별 유니콘 순위에서도 한국은 미국, 중국, 영국, 인도에 이어 독일과 함께 공동 5위로 올라섰지만, 6위로 내려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2년까지 국내 유니콘 기업 20개 등재를 목표로 스타트업 육성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