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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10분기 연속 1조 클럽 가입을 앞두고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업황 불황과 함께 원료 가격 인상분마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올 4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4분기 올들어 최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가 4분기 적게는 7800억원에서 많게는 9000억 정도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4분기 연결 매출 16조3000억원, 영업이익 7807억원으로 기존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해외 자동차강판을 중심으로 일부 가격 인상이 있었음에도 유통향 및 수출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폭이 컸던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증권은 이보다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1조원 달성은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4분기 90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요 부진과 가격 인하의 시장 우려에 비추어봤을 때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포스코 4분기 부진은 불황으로 인해 적극적인 가격 인상 정책을 펼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판매 감소와 함께 원료 가격 상승분을 원가에 반영하지 못하며, 올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10월 국내 최대 조선사와 후판 가격을 톤당 3만원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그동안 철광석 가격이 꾸준하게 상승했고, 상반기 협상에서 동결로 마무리한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내부에선 원가 반영을 위해 적어도 톤당 6만원을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했다. 하지만 조선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절반 수준인 톤당 3만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자동차강판 가격 또한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뼈아프다.
지난 10월 르노삼성과 톤당 2만원 올리는데 합의했으나 여전히 부족하단 지적이다. 특히 최대 공급사인 현대차, 기아차와의 협상에서 인상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실적 개선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포스코는 현대제철이 현대차, 기아차와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을 끝낸 뒤 협상을 나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제철은 모기업인 현대·기아차와 가격 협상을 아직 끝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포스코 역시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 현대제철의 협상 결과가 통상적으로 기준이 돼 왔기 때문이다. 르노삼성과의 협상에서 가격 인상폭을 이끌어냈음에도 차강판 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단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행스러운 점은 4분기 이후 내년부터는 실적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단 점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1단계 합의하며, 글로벌 교역과 경기가 되살아 날 것이라는 전망 또한 긍정적이다.
포스코는 올 3분기 1조3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32.1% 감소한 수치다.
철강부문 실적은 반토막 난 가운데, 그룹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등의 활약으로 1조원 방어에는 성공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조3113억원에 달하는 만큼, 올해 초 최정우 회장이 자신한 올해 4조원 영업이익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올해 1월 10일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올해도 분기별로 1조원의 영업이익이 나올 것으로 보고있다"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조금 줄어들 순 있지만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고 자신한 바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4분기 영업이익 1조원엔 모두들 회의적이다"며 "미중 무역분쟁 완화 움직임 등으로 봤을 때 4분기 최저점을 지나 내년부터는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