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 집중 지원…글로벌통신사 5G투자 급증 기술력 앞선 부품주 주목도 높아통신사 설비투자로 수익성 저하 우려·반등 기대도
  • 증권가는 올해 증시를 주도할 유력 테마로 5세대 이동통신(5G)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올해 증시 개장 첫날인 지난 2일 코스피가 약세로 마감한 가운데 5G 관련 종목들은 급등했다. 정부의 5G 인프라 구축 지원 방안이 발표된데다 반도체 외 새로운 투자처를 고심하던 투자자들이 올해 전망이 밝은 5G 종목들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5G 관련 예산을 87% 가까이 늘려 6500억원을 투입하고 10개 부처가 5G 관련 40여개 주요 과제를 선정하는 등 5G 전략 산업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5G 업종에 대한 전망이 밝은 이유는 제조사들의 5G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 글로벌 통신사들의 5G 설비투자 등 관련 인프라가 본격 보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카날리스에 따르면 5G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출하량은 내년 1300만대에서 올해 1억6400만대로 10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통신사들의 5G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5G 관련주들이 부상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차이나모바일이 6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5G 조기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제4 이동통신사업자인 라쿠텐의 시장 진입에 따른 기존 통신 3사가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해 5G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T-모바일과 스프린트 간 합병에 따른 사업자 간 우량 가입자 유치 경쟁 심화가 5G 투자를 촉진할 전망이며, 내년 6월로 예정된 3.5GHz 주파수 경매도 투자 증대 요인으로 꼽힌다.

    S&P는 2020년 말까지 최소 5개 아시아 국가가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을 시작으로 호주와 중국이 지난 6월과 11월 5G 서비스를 개시한 데 이어, 내년 3월에는 일본, 하반기에는 싱가포르가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나서 새로운 무선통신 기술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시험 무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선진국이 잇따라 5G 상용화에 나서면서 기술력이 앞선 부품·장비주들의 주목도가 높다. 특히 삼성전자의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한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케이엠더블유, 오이솔루션, RFHIC 등 해외 매출이 기대되며 삼성전자 등에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종목들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면서 관련 업체 수혜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G 대장주인 케이엠더블유는 내년부터 중국과 일본에 대한 해외 매출 성장을 기반으로 가파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김인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11월 5G 상용화 이후 내년도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기지국 투자를 예정하고 있다"며 "2019년보다 3배 이상 많은 기지국 구축 예정으로, 기존 수주 사례가 있는 ZTE향 필터 매출이 급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막전 상반기 일본 통신사의 5G 상용화 일정이 집중된다"며 "일본 1위 통신사 'NTT Docomo' 내 점유율 1위인 후지츠(Fujits)향 MMR, 라쿠텐향 MBF는 케이엠더블유가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ZTE 선전, 에릭슨 5G 시장 방어 전략이 2020년 케이엠더블유의 기회 요인"이라고 기대했다.

    오이솔루션과 RFHIC도 마찬가지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이솔루션은 4분기부터 삼성전자를 통해 일본 통신사 KDDI에 광트랜시버 납품이 시작된다"면서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 진출도 기대된다. 1분기부터는 의미있는 해외 매출 발생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현욱·박형우 신한금투 연구원은 "RFHIC는 국내 5G 하드웨어 업체 중 유일하게 5G 장비 시장을 주도할 삼성전자와 화웨이를 모두 고객사로 두고 있다"며 "RFHIC는 화웨이를 통해 중국으로, 삼성전자를 통해 일본과 인도로 질화갈륨(GaN)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며, 올해 두 고객사가 공급할 세 국가의 예상 기지국 수는 총 90만대"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막대한 보조금을 지출한 통신사들의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김준섭·이수경 KB증권 연구원은 "5G 신규 가입자들이 평균 매출(ARPU) 상승을 견인할 것"이며 "SK텔레콤의 경우 4G 가입자의 데이터 소비량 증가, 5G로의 전환 가입뿐 아니라 2G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어 상위 요금제 전환 가입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S&P는 보고서를 통해 "설비투자와 경쟁 심화로 인해 통신사들의 수익성은 되려 저하될 수 있다"면서도 "일부 국가의 경우 4G LTE 에 비해 통신사들의 부담이 적은 면도 있고 또한 5G는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고객들을 대상으로도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기에 장기적으로는 전체 시장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