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지주사 지분율 7.48% → 8.48%로제일제당 12.56%, CGV 9.99% 보유'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가능… 후계승계 앞두고 떨떠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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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이 CJ그룹에 대한 지분율을 늘리고 있다. 지주사는 물론 제일제당과 CGV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이 10%를 넘었거나 육박한다.

    연금측은 "단순 주가 취득 목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재무불안과 실적부진이 겹친 CJ측은 떨떠름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3세 승계 등  CJ그룹의 경영권 견제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CJ그룹 지주사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기존 7.48%에서 8.48%로 1%포인트 증가했다.

    의미있는 숫자 변동은 아니지만 2018년 8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지분율이 늘었다.

    연금 측은 변동 사유에 대해 단순주가 취득 목적이라고 공시했지만, 앞으로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위기의식을 느낄 기준점을 보유지분 10%로 보고 있다.

    보통 자본시장법에서 국민연금이 경영권 개입이 가능한 주식보유 비중을 5%로 잡는다.  이른바 '5%룰'이다. 지분이 더 늘어 10% 이상이 되면 국민연금 사정권에 들어갔다고 판단한다. 지난해 조사 결과, 투자대상 716개사 중 국민연금 지분율이 10% 이상인 기업은 11%였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 1%포인트 증가한 것을 놓고 경영권 간섭 위험을 예단하긴 이르지만, 앞으로 지분율이 더 높아지고 오너가 이슈가 발생한다면 큰 의사 결정시 견제를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CJ그룹 계열사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12.32%에서 12.56%로 늘었다. CJ CGV는 지난해 7월 기준 10.02%에서 9.99%로 보합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CJ그룹이 내심 걱정하는 건 오너 일가의 지주사 지배력이다.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오너가의 지분 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현재 지주사 CJ의 최대주주는 36.75%를 가진 이재현 회장이며 지분 8.4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2대주주다. 

    여기에 이 회장 및 특별관계자 지분율 합은 46.77%로, 나머지 소액주주 지분(41.89%)과 국민연금 지분에 못미친다.

    지주사는 현재 제일제당(40.94%), CGV(39.02%), ENM(40.07%), 프레시웨이(47.11%), 올리브네트웍스(100%) 등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권 간섭은 재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다. 최근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의결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 지난해 한진그룹 경영권 논란에서 익히 연금의 존재력을 과시한 바 있다.

    후계승계를 염두에 둔 CJ그룹측에서는 사뭇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최근 CJ는 마약추문에도 불구하고 장남 이선호에게 지주사 지분 일부를 넘겼다.

    지난해 4월에는 올리브영과 IT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CJ올리브네트웍스에 대한 이 부장의 보유 지분율은 약 18%다. 여기에서 IT부문을 떼어 내 지주사에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주식교환(교환 비율 1대 0.5444487)을 통해 이 부장이 지주 지분 2.8%를 갖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투자 계획은 내부위원밖에 알 수 없다"면서 "국민연금이 실제 경영간섭에 나설지 여부 등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