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손해율로 구실손보험 오는 4월 평균 9.9% 인상보험사 리스크 관리 차원 자기부담금 큰 신실손보험 가입 유도
  • 올해 구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평균 9.9% 이상 오른다. 보험사 또한 이를 이용해 고객들의 신실손보험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값비싼 병원비를 생각할 때, 아직은 구실손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한 구실손보험의 보험료가 오는 4월 평균 9.9%이상 인상된다. 2017년 4월 이전 판매한 표준화 실손보험도 이달 평균 9.9% 인상된다. 대신 2017년 4월부터 판매한 신실손보험(착한실손보험)의 보험료는 이달부터 평균 9.9% 인하된다. 

    이같이 구실손보험의 보험료를 인상한 데는 최근 급격히 상승한 손해율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29.1%로, 2016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손보사들의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반면 신실손보험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위험손해율은 92.6%로 안정적이다. 

    하지만 이번 구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이 감당해야할 손해율은 여전히 큰 편이다. 당초 보험사들은 15~20% 인상을 요구했으나, 금융당국은 물가 안정과 소비자의 민원을 우려해 10% 이하로 보험료를 인상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구실손보험의 손해율을 상쇄하기 위해, 최근 보험설계사 채널을 통해 구실손보험 가입자들을 신실손보험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신실손보험의 가입자는 약 100만명이다. 현재 실손보험 가입자 수가 3800만명임을 감안하면 2.6%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구실손보험 가입자 다수가 신실손보험으로 옮길 시, 현재 실손보험으로 발생하는 손해율을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신실손보험으로 가입한다면, 구실손보험 가입 대비 보험료를 인하받을 수 있으나 보장성 측면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보험료가 오르더라도, 구실손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구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없는 상품도 있었으며, 80세 또는 100세 만기에 갱신주기도 3~5년으로 비교적 길었다. 이후 2009년 10월에 출시된 1세대 표준화 실손보험은 가입금액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되고, 자기부담금은 ▲입원 시 10%, ▲외래진료 시 1~2만원 ▲약제는 8000원이 발생했다.

    또한 2013년과 2015년 출시된 2·3세대 표준화 실손보험은 15년 재가입에 1년 갱신으로 만기와 갱신기간이 짧아지고, 자기부담금이 10~20%까지 부담해야만 한다. 또한 표준화 3세대는 비급여진료를 별도로 구분해 자기부담금 10%를 추가 지급해야만 한다.

    반면 신실손보험은 이전 실손보험 대비 16% 이상 저렴하지만, ▲도수치료 ▲비급여주사제 비급여 ▲MRI 등이 별도로 구분돼 특약으로 가입해야만 한다. 이에 대한 자기부담금도 30%가량으로, 병원을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의 경우 그만큼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구실손보험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적어 병원을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의 병원비 부담을 줄여준 거 사실이나 그만큼 보험사들이 감당해야할 손해율이 컸다”며 “이번 구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도 늘어난 손해율을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보험사 입장에서는 구실손보험 대신 신실손보험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