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 비급여 과잉진료 예방 효과 '제한적'자동차보험 염좌 치료시 진료비, 실손 진료비 절반 수준1일당 비급여 항목 처방 한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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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분별한 비급여 의료 쇼핑을 막기 위해 도입된 4세대 실손의료보험 비급여 진료비를 분석한 결과 병원에서 진료받은 경우와 서울 지역 환자의 진료비가 높게 나타나 과잉진료 의심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염좌와 긴장 환자의 경우 자동차보험 진료비 대비 실손보험 총 진료비가 2배로 집계되는 기현상도 관측됐다.

    25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염좌·긴장 환자 7732명의 국내 대형손해보험회사에 대한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의료기관 기준으로는 병원, 지역 기준으로는 서울에서 과잉진료가 의심된다.

    4세대 실손 보험에 가입한 환자 중 병원에서 진료받은 경우 비급여 진료비 비율이 상위 25%에 속하는 환자 비중이 38%로 의원에서 진료받은 비중(16%)보다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진료 받은 4세대 실손 보험 환자의 진료비 중윗값이 26만4000원, 이 중 비급여 진료비는 12만7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비수도권 지역의 진료비(22만5000원)와 그 중 비급여 진료비(9만10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염좌 및 긴장은 관절이 삐끗한 상태나 인대의 손상을 의미한다. 지난해 발목, 손목, 목, 무릎, 요추, 골반 관절 부위 등에서 이러한 부상이 발생해 국민건강보험에 보험금을 청구한 건수는 1912만건에 이른다. 환자 수는 761만명이다.

    염좌나 긴장이 발생하면 근골격계질환 치료인 도수치료, 혹은 무릎 줄기세포 주사 등의 처치를 주로 받는다. 이는 대표적인 비급여 진료다.
  • ▲ 세대별 실손보험 비교.ⓒ보험연구원
    ▲ 세대별 실손보험 비교.ⓒ보험연구원
    비급여 보험금은 지난 2022년 7조8587억원에서 지난해 8조126억원으로 증가세다. 지난해 실손의료보험 위험손해율은 118%, 적자 규모는 2조원에 달한다. 실손보험 적자의 원인은 과도한 비급여 치료에 따른 보험금 지급이 꼽힌다.

    비급여 진료 중 도수치료를 비롯해 체외충격파, 증식치료 등 물리치료는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의 18%가량을 차지한다. 무릎 줄기세포 주사 등 비급여 주사제로 인한 지급보험금은 2020~2023년 사이 연평균 24% 증가했다.

    3, 4세대 실손보험은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증식치료, 비급여 주사 등의 연간 보장 금액과 통원 횟수 한도를 설정했으나 1일당 한도는 없다. 하루에 비급여 항목을 과잉 처방받는 것이 가능한 구조다.

    김경선 연구위원은 "관측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으나 지속적인 비급여 관리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면서 "체감 보험료 인상을 여러 기간으로 분산시키고 일정한 통계 요건 충족을 전제로 5년 이내 요율 조정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비의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실손보험 신상품의 경우 보험업감독규정을 보수적으로 해석해 5년 내에는 요율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같은 상해를 입었지만 자동차보험을 통한 진료비와 실손보험 진료비의 차이가 나는 기현상도 관측됐다. 자동차보험에서 경상으로 분류되는 염좌의 경우 평균 치료비가 30만원 선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손보험을 통해 진료할 경우 총 진료비는 60만원대, 이 중 비급여 진료비가 약 30만원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의 주장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자동차 사고에 의해 상해를 입은 환자가 특수성으로 인해 치료가 더 어렵고 진료비가 높은 편인데 실손보험 가입 환자의 진료비가 더 높게 집계된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인구고령화로 의료비 지출이 커지는 추세에 맞춰 실손보험의 의료비 관리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