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용 한의협회장, 28일 복지부장관에 건의… 치료지침 마련 등 지원 요청中, 사스 창궐 시 검증돼 ‘중의(中醫) 치료’ 활성화… WHO도 양한방 협진 권고
  • ▲ 29일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우한 폐렴' 한의약 치료를 강조했다. ⓒ박근빈 기자
    ▲ 29일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우한 폐렴' 한의약 치료를 강조했다. ⓒ박근빈 기자
    한의계가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극복을 위해 확진환자 치료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뚜렷한 백신도 없는 상황 속에서 한의약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사스(SARS) 창궐 시기에 이미 중국에서는 효과가 입증됐다는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29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회의를 통해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 폐렴의 한의약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최혁용 한의사협회장은 “우한 폐렴 확진환자의 한의약 치료지침이 마련돼야 한다. 한의사의 직접 진찰과 함께 확진 및 의심환자에 대한 한의약 치료 병행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중국은 사스(SARS) 사태 당시 한의·양의 협진으로 탁월한 치료성과를 거뒀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진료지침 아래 ‘중의(中醫) 치료’가 포함된 ‘우한 폐렴 진료방안’을 발표하고 매뉴얼에 따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우한 폐렴 진료 시 초기, 중기, 심한시기, 회복기간 등을 구분해 한의사와 양의사가 동시에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초기 단계는 창출 15, 진피 10g, 후박 10g, 곽향 10g, 초과 6g, 생마황 6g 등 약재로 마른 기침, 피로, 흉부 압박감을 완화시킨다. 

    중기 단계에서는 열, 기침, 가래 등 치료를 위해 행인 10g, 생석고 30g, 과루 30g 등 약재와 함께 중국 특허 약인 희염평주사제, 혈핑정주사제 등을 투입한다. 

    심한시기에는 호흡곤란, 천명, 반혼수 등 증상이 나타나므로 인삼 15g, 흑순편 10g, 산수유 15g 등 약제와 혈필정 주사제, 삼부 주사제, 생맥 주사액을 환자에게 주입한다. 

    회복기간에는 폐 및 비장 기(氣) 결핍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법반하 9g, 진피 10g, 당삼 15g 등을 처방한다.

    최 회장은 “감염증과 관련한 한의약 치료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사스 사태 종결 후 홍콩중국대학 중의학연구소가 발표한 ‘한약처방의 사스전파 억제효과 연구’에서 한약복용의 효과를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에서는 사스를 진료하는 병원 의료진 중 한약복용을 원한 의료진과 나머지 의료진의 사스 발병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한약복용 의료진의 발병률은 전무했으나 미복용 의료진에게서는 64명이 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연구 등에 근거를 두고 중국은 우한 폐렴이 확산되자 호흡기내과와 응급의학과 중환자 전문의 100여명의 중의사들이 국가중의약관리국의 지원을 받아 후베이성 종합병원에서 한약치료를 시작했다. 지난 28일에는 중의사가 포함된 의료진 6000명이 후베이성에 대거 투입한 상태다. 

    최 회장은 “중국의 사례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과 치료를 위해 한의약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한의약 진료지침을 통해 예방 및 초기증상 완화, 병증 악화에 도움을 목적으로 한의약 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보건기구(WHO)도 13개 임상연구를 통한 한의치료 효과 분석을 발표하고 ‘사스 치료사례 보고서’를 통해 “한의·양의 협진의 효과가 양의 단독치료보다 좋았으며 공공보건상의 비상사태 관리 시 협진을 권고한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금은 WHO의 권고에 따라 한의·양의를 가리지 않고 운용 가능한 모든 의료자원을 동원해 대처해야 한다. 복지부 장관에게도 분명히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렸다. 기존 중국의 치료지침과 새롭게 구성될 우리나라 한의약 진료지침을 통해 우한 폐렴 치료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