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전환결정 19.3만명…올해까지 목표 20.5만명 마무리 민간 마중물 역할 '글쎄'…작년 비정규직 비율 12년만에 최고자회사 운영 실태조사 ...올 상반기 '자회사 운영 개선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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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마중물 역할을 기대했던 공공부문 정규직화가 민간부문으로 확산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고용노동부가 밝힌 지난해말 현재 공공부문에서 정규직으로 전환이 결정된 비정규직 노동자는 19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애초 정부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받은 전환계획 인원 17만4935명을 기준으로 하면 전환실적이 110.5%로 이미 지난해 목표를 초과달성한 셈이다. 정부가 추가 전환 여지가 있다고 본 3만여명을 포함한 올해까지 전환목표 20만5000명과 비교하면 94.2%를 달성했다.
전환결정 이후 전환이 완료된 인원은 17만3943명(90.0%)이다. 기간제 8만864명(96.5%), 파견·용역 10만3079명(86.0%)이다.노동부 관계자는 "전환결정은 이뤄졌지만 아직 전환되지 않은 2만여명은 기존 용역계약 기간이 끝나거나 채용절차 진행이 마무리되면 차례대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용형태별로는 파견·용역의 정규직화 속도가 더딘 편이다. 기간제는 전환결정 인원 7만3430명 중 96.5%인 7만864명의 정규직 전환이 마무리됐다. 반면 파견·용역은 애초 계획인원(10만2581명)의 116.8%인 11만9822명의 정규직 전환이 결정됐지만 지난해까지 전환된 인원은 10만3079명으로 전환결정 인원의 86.0%에 그쳤다. 전환완료 비율을 비교하면 기간제와 10%포인트(P) 이상 차이 났다.
전환방식을 보면 정규직 전환자의 75.9%에 해당하는 13만1988명이 직접 고용됐고 23.6%(4만978명)는 자회사, 0.5%(977명)는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제3섹터 방식으로 전환됐다. -
중앙부처와 지자체에선 100% 직접고용이 이뤄졌다. 교육기관은 99.1%(3만5933명)가 직접고용되고 0.9%(334명)만 제3섹터 방식으로 전환됐다. 지방공기업도 전환결정 인원 6532명중 9.8%인 581명만 자회사로 전환됐다. 정규직 전환결정 인원 전체로는 비정규직 4명중 1명꼴로 자회사 소속이 됐다.
공공기관이 정부의 정책에 총대를 메기 위해 지난 2년6개월간 설립한 자회사는 총 57개(공공기관 54개, 지방공기업 3개)다. 자회사 고용 방식은 일부 처우 개선이 있더라도 간접고용의 틀이 유지되므로 고용 불안이 여전하다는게 노동계의 주장이다.임서정 노동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자회사가 기존 용역업체와 고용 불안, 처우 등이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며 "자회사가 업무 전문성과 독립성, 안정성을 가진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지도·관리하겠다"고 말했다.노동부는 자회사 운영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올 상반기 안으로 '바람직한 자회사 설립·운영모델안'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세운 자회사의 고용안정을 위해 이들 자회사를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지만 여건은 녹록지 않다.집단 해고 사태로 논란이 됐던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도공 자회사는 지난달 29일 열린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았다.국토교통부와 도공은 앞으로 유사한 신청사례가 추가로 들어오면 공운위가 일괄 처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하지만 공운위 설명은 결이 다르다. 공운위 관계자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목적으로 설립한 자회사중 청소·보안 등 단순업무를 맡는 곳은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게 실익이 크지 않아 일괄적으로 지정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한편 정규직 전환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연봉이 391만원(16.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5월 정규직 전환자 181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바로는 명절 휴가비와 식비 등 복리후생비를 차별 없이 지급하면서 월 20만원 이상의 임금 인상 효과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