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정부 규제로 재건축·재개발 막히자 리모델링 시장 눈독사업속도 빠르고 서울 도심 내 일반분양 소규모 가능…수익성 쏠쏠
  • 최근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강화로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워지자 1군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재건축사업보다 규제가 덜하고 사업 추진 속도도 빠르며 추가 일반분양까지 노릴 수 있어 리모델링사업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양우성1차 아파트 리모델링추진위원회는 지난달 롯데건설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롯데건설보다 한발 앞선 회사는 포스코건설이었다. 작년 10월 일찌감치 사업설명회를 열고 조합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여기에 최근 GS건설도 조합 사무실을 방문했고 설명회 개최를 검토 중이다. 아직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1군 건설사 3곳이 몰린 셈이다. 

    실제로 아파트 인근에 건설사들은 각사 현수막을 크게 붙여놓고 조합원 사로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두가지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규제 강화로 일감 확보가 어려워진 만큼 수익성이 낮더라도 사업을 따내는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리모델링은 사업추진 기준연한이 재건축의 절반인 15년에 불과하고 주민 동의률도 66.7%만 충족하면 된다. 

    정밀안전진단 기준 역시 B등급으로 재건축보다 장벽이 훨씬 낮다.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정밀안전진단 기준을 최소 D등급은 받아야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규제가 자유로운 이점과 함께 추가 일반분양이 가능한 점도 매력적이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는 기존가구 수의 15%까지 일반분양을 추진할 수 있어서다.

    자양우성1차 아파트의 경우를 보면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기존 가구(656)의 15%에 달하는 98가구를 일반분양할 수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한 덕분에 소규모 분양에도 불구하고 쏠쏠한 수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자양우성1차 아파트의 평당가는 3000만원에 달한다. 서울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향후 분양을 진행하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더 큰 이익을 얻게 된다.

    조합 입장에서도 대형 건설사 선호도가 높다보니 1군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분위기다. 

    특히 서울 강남권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등장하면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GS건설이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서울 장미아파트, 서울 문정시영, 둔촌현대1차, 송파성지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모두 따내며 리모델링 시장을 휩쓸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리모델링 사업에 공을 들인 포스코건설의 노력이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른 건설사들이 주요 정비사업장에만 매진할 때 틈새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한 결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후발주자인 GS건설도 지난해 서울 송파구 삼전아파트 사업을 따내면서 리모델링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롯데건설도 자양우성1차 아파트와 양천구 목동우성 2차 리모델링 사업설명회에 모습을 나타내며 사업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에 더 이상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고, 재건축·재개발 사업만 남았는데 정부가 이를 규제로 막고 있다"며 "리모델링 수주를 따내면 서울 시내에 브랜드 효과도 크고 일반분양도 소규모 진행할 수 있어 나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