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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조업 내수시장이 2년 연속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설비투자 부진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3분기 이어 4분기에도 제조업 국내 공급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고무적이다. 3분기 플러스 전환이 주로 수입 증가에 힘입었다면 4분기에는 수입이 줄었음에도 국산공급이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게 다른 점이다. 여기에는 정부가 해운 재건을 위해 정책자금을 쏟아부어 대규모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것이 주된 원동력이 됐다.
7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9년 4분기 및 연간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을 보면 지난해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4.3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0.5% 감소했다. 2018년(-0.8%)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데 이어 2년 연속 줄었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외국에서 수입해 국내에 공급된 제조업 제품의 공급 금액을 나타낸다. 내수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2015년 연간 지수 100이 기준이다.
지난해 국내 제조업 시장은 수입은 늘었지만 국산 공급이 줄었다. 내수가 부진했다는 얘기다. 국산은 의료정밀광학, 기계장비 등에서 1.1% 감소했다. 수입은 전자제품과 1차금속 등에서 1.0% 증가했다.
최종재 국내 공급은 전년보다 0.9%, 광공업의 원재료·연료·부품 등으로 쓰이는 중간재는 0.2% 각각 줄었다. 개인이나 가계에서 구매·사용하는 소비재는 국산(0.5%)과 수입(1.3%) 모두 늘어 0.8% 증가했다. 반면 산업부문에서 쓰이는 생산 관련 기계장비를 나타내는 자본재는 국산(0.8%)과 수입(8.6%) 모두 줄면서 마이너스(-) 3.4%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기타운송장비(36.8%)가 국내·수입 모두 큰 폭으로 늘었지만, 기계장비(8.6%)와 전기장비(5.7%)에서 줄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이 포함된 기계장비는 2017년(19.2%) 큰 폭으로 반등했다가 2018년(-6.1%)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했다. 2017년 대규모로 이뤄진 반도체 설비투자로 기저효과가 남아 있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지만, 정부의 대기업 옥죄기 정책 등으로 말미암아 기업의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제조업 수입은 전체 국내공급의 26.3%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0.5%포인트(P) 점유비율이 올랐다. 소비재 수입점유비율이 25.5%로 전년보다 1.2%P 상승했다. 전자제품(3.1%P), 의료정밀광학(4.9%P), 전기장비(2.5%P) 등에서 점유비가 올랐다. -
그나마 지난해 4분기 공급동향만 놓고 보면 2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전환을 이어갔다. 제조업 국내공급은 2018년 4분기(2.9%) 잠시 반등했다가 지난해 들어서면서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1·2분기 전년동기대비 각각 -3.9%, -0.8%를 기록했다. 3분기(1.5%) 들어 다시 반등했고 4분기 증가세를 보였다. 국산은 1.7% 늘어 2분기 연속 증가했다. 수입은 0.7% 감소했다.
최종재는 7.7% 증가했다. 휴대용전화기·냉동물고기 등 소비재가 0.4% 줄었지만, 컨테이너선·기타반도체장비 등 중간재가 21.3% 늘었다. 중간재는 TV용 액정표시장치(LCD)·자동차부품이 감소해 3.2% 줄었다.
업종별로는 기타운송장비(154.3%), 기계장비(3.6%) 등은 증가했으나 1차 금속(5.3%) 등은 감소했다. 해운 재건을 목표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대규모 발주가 이어지면서 기타운송장비 부문에서 증가를 견인했다.
수입점유비는 전년보다 0.4%p 내린 25.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