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취약계층 대상 재정일자리 조기시행 탓40대 취업자 감소 지속…제조업 0.2% 반등골목상권 침체 심각…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급증
  • ▲ 새벽 서울 도심에서 노인들이 거리 청소를 하는 모습.ⓒ뉴데일리DB
    ▲ 새벽 서울 도심에서 노인들이 거리 청소를 하는 모습.ⓒ뉴데일리DB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폭이 5년5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노인 일자리가 전체의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겨울철 취약계층의 소득 안정을 이유로 노인 일자리를 조기 시행한 게 배경으로 지목된다.

    40대 취업자 수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줄곧 감소했던 제조업에서 취업자수가 0.2% 반등해 눈길을 끈다.

    골목상권으로 대변되는 자영업자는 새해에도 경기침체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는 줄고 사장님 혼자 일하거나 가족이 일손을 돕는 가게는 늘었다.

    12일 통계청이 내놓은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68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만8000명이 많다. 이는 2014년 8월(67만명) 이후 5년5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해 1월 1만9000명 증가에 그친 기저 효과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51만6000명)에 이어 증가폭이 2달 연속 50만명대를 넘긴 것은 2014년 7~9월 이후 처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7%로 1년전보다 0.8%포인트(P) 올랐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9년 이래 1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남자 1532만4000명, 여자 1147만6000명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2만4000명(1.5%), 34만4000명(3.1%) 증가했다. 증가 폭은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8만9000명), 운수·창고업(9만2000명), 숙박·음식점업(8만6000명) 등에서 증가했다. 반면 도·소매업(9만4000명), 정보통신업(3만5000명), 금융·보험업(3만2000명) 등에서 감소했다. 2018년 4월 이후 줄곧 감소세를 이어갔던 제조업에서 8000명(0.2%)이 증가하며 22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 눈에 띈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영향을 끼쳤다는 게 통계청 분석이다.

    나이별로는 60세 이상(50만7000명)과 20대(6만3000명), 50대(6만2000명), 30대(1만8000명)에서 증가했다. 반면 40대(8만4000명)는 26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66만4000명 늘었지만, 일용근로자는 6만2000명, 임시근로자는 3만2000명 각각 줄었다.

    1월 실업자는 115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7만1000명(5.8%) 줄었다. 실업률은 4.1%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0.4%P 내렸다. 청년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1.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P 내렸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71만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5만1000명 줄었다. '쉬었음' 인구가 19만5000명 늘었지만, 가사(22만5000명)와 재학·수강(13만2000명)이 줄었다. 구직단념자는 54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3000명 감소했다.

  • ▲ 나이별 취업자수 고용률.ⓒ통계청
    ▲ 나이별 취업자수 고용률.ⓒ통계청

    지난달 일자리 증가는 60세 이상이 도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년대비 취업자 증가폭 56만8000명중 89.3%에 해당하는 50만7000명이 60세 이상에서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60세 이상의 증가폭은 1982년 7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가팔랐다. 특히 65세 이상 취업자는 32만7000명 늘어 역시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혈세를 투입해 만든 재정일자리사업 확대가 원인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달 6일 새해 첫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을 최대한 조기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겨울철 노인 등 취약계층 일자리와 소득 안정을 위해 재정일자리 사업을 최대한 조기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업 개시 시기를 기존 3월에서 1월로 앞당긴 것이다.

    그나마 40대 취업자 감소 폭이 둔화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40대 고용률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 0.6%P에서 올 1월 -0.2%P로 낙폭이 둔화했다.

    단시간 근로자는 증가세가 여전했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근무하는 취업자는 2112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7000명(0.1%),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12만5000명으로 56만9000명(12.5%) 각각 증가했다. 주당 1~17시간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는 1년 전보다 26만4000명(17.4%) 늘었다.

    골목상권은 체감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는 16만4000명 감소했다. 대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5만3000명, 무급가족종사자는 9000명이 각각 증가했다.

    한편 1월 고용 동향에는 중국 우한(武漢)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