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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검사 시간을 24시간에서 6시간으로 단축한 코젠바이오텍의 진단 시약이 오늘(7일) 상용화됐다. 이에 따라 다른 국내 바이오기업의 우한 폐렴 진단 시약 개발 열기도 뜨거워지는 추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젠바이오텍이 개발한 우한 폐렴 진단 시약 ‘PowerChekTM 2019-nCoV Real-time PCR Kit’가 이날부터 50여 개 민간의료기관에서 사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지난 4일 우한 폐렴 진단 시약 긴급사용을 승인한 데 따른 결과다.
앞서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감염병 체외진단검사제품 긴급사용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질병관리본부·학회·협회의 평가와 식약처의 안전성과 정확성 검토를 거친 뒤 민간의료기관에 개발한 진단 키트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비상장 바이오업체 코젠바이오텍은 국내 최초로 검사 시간을 6시간으로 단축한 우한 폐렴 진단시약을 공급하게 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5일 코젠바이오텍을 격려차 방문하기도 했다.
코젠바이오텍은 이날 오전 1차적으로 3만 테스트 분량을 제조하고 2차로 다음주 초까지 3만 테스트 분량을 추가적으로 제조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1인에서 샘플을 2개 채취하기 때문에 3만 테스트 분량으로 1만 5000명의 우한 폐렴 확진 여부를 검사할 수 있다.
코젠바이오텍이 국내 최초로 우한 폐렴 진단시약 긴급 승인을 받은 데에는 발빠른 개발 돌입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젠바이오텍은 지난 1월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우한 폐렴 기본 정보를 발표한 이후 해당 키트 개발에 돌입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식약처와 질본에 긴급승인 조건으로 시제품과 서류를 제출했다.
코젠바이오텍 외에도 바이오니아, 랩지노믹스, 피씨엘, 올릭스 등도 우한 폐렴 진단키트 개발에 뛰어들었다. 중국 보건당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에 공개한 만큼, 개발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바이오니아는 이미 우한 폐렴 진단키트 개발을 마치고 식약처와 질본의 긴급사용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대규모 생산 체제도 갖추고 있는 만큼, 긴급사용 승인을 받고 공급 요청이 들어오면 바로 대량 공급이 가능한 상태다.
랩지노믹스는 이달 내 우한 폐렴 진단 키트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랩지노믹스는 지난달 29일 중국 검사기관 'YIDA ICL'과 중증 급성호흡기 감염질환 진단키트 공동연구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개발 업무협약(MOU)도 체결한 상태다. 해당 협약을 통해 랩지노믹스는 급성 호흡기 감염질환 진단 키트를 개발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YIDA ICL이 남양시 제일 인민병원을 통해 확보 가능한 임상데이터에 적용할 계획이다.
피씨엘과 올릭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분자진단시약 공급을 위해 지난 4일부터 협업하기로 했다.
피씨엘은 올릭스로부터 분자진단방법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양성대조물질(Positive Control)인 '코로나 바이러스 RNA'를 제공받는다. 올릭스는 세포 내 RNA 합성기술을 이용해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RNA 바이러스를 역전사함으로써 분자진단 시 필수적인 코로나바이러스 RNA를 제공하기로 했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우한 폐렴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할 경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출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코젠바이오텍은 두바이 의료박람회에 차린 부스에서 해외 관계자들로부터 상담 문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랩지노믹스의 경우 중국 검사기관과 협력하고 있어 추후 기술이전 형태로 진단 키트를 중국에 수출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젠바이오텍 외에도 다양한 바이오기업들이 우한 폐렴 진단키트 개발에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한 폐렴이 더욱 확산될 경우 해외 수출의 여지도 어느 정도는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