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과도한 5G 마케팅 비용 영향 실적 악화"올해도 '출혈경쟁' 불가피… 실적 보릿고개 이어질 듯
  •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5세대 이동통신(5G)에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올해도 5G를 둘러싼 출혈경쟁이 예상되면서 실적 보릿고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2019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미디어와 보안 등 신사업 분야(New Biz) 성장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7조 743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5G 주파수 비용을 포함한 5G 네트워크 투자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 감소했으며, 순이익도 SK하이닉스의 지분법 이익 영향 등으로 72.5% 줄어들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G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에 3조 700억원을 투입했다.

    KT도 2019년 매출이 24조 3420억원으로 전년대비 3.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8% 감소한 1조 1510억원을 기록했다. KT는 지난해 5G 기지국 구축 등 설비투자(CAPEX)에 2018년보다 65% 늘어난 3조 2568억원 집행했으며, 마케팅 비용에 2조 7382억원을 쏟아부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매출은 12조 3820억원으로 전년대비 5.6%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6862억원으로 전년대비 7.4%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다른 통신사와 마찬가지로 5G 도입 첫해 설비 투자와 마케팅 비용 급증으로 인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5G 공시지원금, 광고비 증가 등 마케팅 비용에 2조 663억원을 집행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5G 상용화에 따른 출혈 경쟁이 이통 3사의 실적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한다. 올해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5G 경쟁이 심화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SK텔레콤은 올해 비(非)통신 영역에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복안이다. 구체적으로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 ▲OTT 플랫폼 웨이브(WAVVE) ▲ADT캡스, SK인포섹 보안사업 ▲11번가와 SK스토아 등 미디어, 보안, 커머스 사업에 기반해 올해 19조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KT도 올해 5G 실내 커버리지를 대폭 확대하고 5G 단독모드(SA)를 도입하는 한편 스마트팩토리, 실감형 미디어, 지능형 보안 등 5G 융합 서비스에 AI를 적극 활용해 미래 성장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28GHz 주파수 대역도 올해 도입을 위해 통신장비사와 필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B2C 영역에서는 5G 3.0 서비스를 출시하고 B2B 영역에서는 스마트팩토리, 원격제어, 커넥티드카, 드론 등으로 사업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다. 5G 네트워크는 본격적인 실내 구축을 통해 통화품질을 개선하고, SA기반 5G 상용화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인수한 LG헬로비전과 스마트홈 분야에서도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를 발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