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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교통공약인 광역알뜰교통카드(이하 알뜰교통카드)가 올해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정부가 마일리지(이용 실적 점수) 적립 확대 등 당근책을 내놨다. 수도권과 저소득층 청년에 대한 추가 혜택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계층을 타깃으로 수혜 확대가 이뤄지는 모양새여서 선심성 퍼주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알뜰교통카드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확대하고 모든 광역시와 경기도 전지역 등 주요 13개 시·도, 101개 시·군·구에서 본격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을 이용시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에 비례해 마일리지(20%)를 지급하고 카드사가 추가할인(10%)을 제공해 출퇴근 교통비를 최대 30%이상 줄여주는 사업이다.
알뜰교통카드의 개선·보완된 부분을 보면 먼저 후불 카드를 도입했다. 미리 충전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지난해 시범사업에 참여한 신한·우리카드 외 하나카드를 추가했다. 카드사는 10~20%의 대중교통비 할인혜택을 비롯해 편의점·카페·병원 등 다양한 생활비 할인 혜택을 준다.
이르면 올 상반기안으로 후불 신용카드에 모바일 결제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카드없이 스마트폰만 갖고도 마일리지 적립과 결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마일리지를 쌓기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작동절차도 3단계에서 2단계로 줄였다. 집을 나설 때 앱을 켜고 도착해서 끄면 된다. -
마일리지 혜택도 확대했다.
기존에는 최대 800m 이동하면 250원을 적립했지만 교통비 지출액에 따라 달리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광역시 거주자에게 유리하게 바꾼 셈이다. 1회 교통비가 2000원이하면 250원, 2000~3000원은 350원, 3000원 초과는 450원을 적립한다. 월 최대 44회를 모두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3000원 초과가 2000원 이하보다 8800원 더 적립할 수 있다.
아울러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마일리지를 2배로 쌓아준다. 이 경우 마일리지가 월 최대한도를 넘어도 추가 지급한다.
오는 9일부터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만19~34세 청년에게 100~200원의 마일리지를 추가로 준다. 교통비가 3000원을 넘으면 1회 최대 650원을 적립한다. 월 최대 2만8600원까지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다.
마일리지 지급액은 올해부터 전액 국비에서 국비와 지방비 50대50 매칭 방식으로 바꿨다. 대광위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 강화, 국비 부담 완화, 수혜범위 확대를 이유로 들었다. 올해 예산 규모는 총 58억원(국비·지방비 각각 29억원)으로 7만~10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대광위 관계자는 "올해부터 지자체 참여가 중요한 만큼 지자체와 협력해 대상지역을 넓히고 지자체 차원의 추가 마일리지 지급 이벤트도 추진할 예정"이라며 "보험사·영화관·커피숍 등 민간기업과도 협업해 마일리지 연계 혜택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했다.
장구중 대광위 광역교통요금과장은 "신청은 알뜰교통카드 누리집에서 하면 된다"며 "신청·발급은 사업 시행지역 주민만 가능하나 카드 사용과 마일리지 적립은 전국 어디서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하지만 총선을 불과 한달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선심성 퍼주기 논란이 제기된 대선 공약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교통비 감면이 주로 혈세로 지급하는 마일리지 적립에서 발생하는 사업구조이기 때문이다.
카드사 할인혜택은 총 카드사용액 등 별도의 조건이 있어 결국 교통비 감면을 국민 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유독 저소득 청년층만을 타깃으로 혜택을 확대하는 것도 눈총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선거를 앞두고 여당 지지층을 겨냥한 전시행정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광위의 지난해 시범사업 분석결과에 따르면 알뜰교통카드는 20대(58%)·30대(24%) 젊은 층의 호응(82%)이 높은 사업이다. 여성 참여비율(74%)이 남성(26%)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