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3321억 확보… '홈 케어'와 '모빌리티' 집중 재무구조 개선, 핵심 성장사업 투자 속도추가 M&A 주목… 기존 신사업 시너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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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가 직영주유소 매각을 통해 성장동력 확보에 시동을 건다. 매각 자금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소비재 사업 강화 등 미래 핵심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 속도를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만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다시 인수·합병(M&A)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5일 SK네트웍스는 석유제품 소매 판매사업 관련 부동산을 코람코에, 주유소 영업 관련 자산과 인력 등을 현대오일뱅크에 양도하는 계약 체결 및 이사회 의결을 마쳤다고 전날 밝혔다. 다음달 주주총회 등을 거쳐 오는 6월 1일 사업 이관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홈 케어'와 '모빌리티' 중심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전략 추진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면서 "1조원이 넘는 매매대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이번 주유소 매각으로 총 1조3321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업계에선 매각대금을 활용해 재무구조 안정화와 더불어 SK매직과 SK렌터카로 대표되는 홈케어와 모빌리티를 축으로 하는 성장사업 육성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회장이 추구하는 사업 방향도 공유 경제로 통하고 있다. 그는 2016년 복귀 이후 패션 사업과 주유소 사업, 해외 자원개발 사업 등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는 한편, 동양매직(현재 SK매직)과 AJ렌터카 (현재 SK렌터카) 등을 인수하면서 렌탈 중심의 사업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SK네트웍스의 사업 성격은 명확해졌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경영 환경 속에서도 도전과 혁신을 멈춰서는 안된다"며 "기존 사업의 지속 가능한 기반을 단단히 하고, 회사의 성장을 이끌 새로운 동력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으로 추가 M&A나 투자 가능성도 열려있다. 업계에선 SK네트웍스가 추가적인 M&A 등을 통해 사업적 특성을 더욱 명확히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렌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M&A 대상도 이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관련 업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자금 부담과 독과점 이슈 등으로 인해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불필요한 사업 진출로 위험성을 감수하기보다 이미 추진 중인 신사업을 안착시키기 위한 공유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SK네트웍스는 렌털, 모빌리티 등 미래 성장 사업 중심의 수익구조로 전환했다. 지난해 SK네트웍스의 영업이익 중 자회사 SK매직의 렌털사업과 SK렌터카의 모빌리티 사업 비중은 60%를 웃돌았다. 양 사업의 수익 비중은 2017년 21%에서 2018년 31%, 지난해 61%로 급증했다.
이번 매각 대금을 활용해 재무구조도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337%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말 2조원 수준이던 SK네트웍스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지난해 4조6000억원까지 늘어났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네트웍스는 직영주유소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우선적으로 차입금 변제에 활용하면서 향후 성장사업에 대한 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저수익 사업인 에너지마케팅을 중단함으로써 향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