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미국·헝가리 공장 셧다운유럽 완성차 공장 멈춰서 재고 쌓여… 실적 눈높이 하향넥센타이어 등 코로나19 여파로 시름 깊어져
  • ▲ 한국타이어 미국 테네시주 공장 ⓒ한국타이어
    ▲ 한국타이어 미국 테네시주 공장 ⓒ한국타이어
    코로나19(우한폐렴)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국내 타이어 업체에 ‘비상등’이 켜졌다. 주요 완성차 해외 공장이 줄줄이 가동을 멈추면서 ‘도미노 셧다운’ 사태에 맞닥뜨렸다. 타이어 판매 급감은 물론 자칫 재고를 떠안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특히 유럽 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금호타이어 등은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오는 30일부터 2주간 미국 테네시주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회사 측은 “재고 조정과 임직원 안전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헝가리 공장은 같은 날부터 다음달 7일까지 임시 가동중단에 들어간다. 코로나19 사태에 한국타이어 공장 8곳 중 2곳이 셧다운됐다. 해외 생산 거점 가운데 정상가동 중인 곳은 중국과 인도네시아뿐이다.

    한국타이어는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가 속해 있는 다임러그룹 등이 생산라인을 멈춰 타이어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재고량은 2250만개로 적정 수준인 1800만~1900만개를 훌쩍 넘겼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잇따라 한국타이어의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영업이익은 897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월(1168억원)과 비교해 두 달 새 271억원이 낮아졌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시장에 매출 의존도가 높아 일시적인 이익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국타이어는 유럽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지난해 3분기 기준 36.3%에 달한다.
  • ▲ 넥센타이어의 중앙연구소 ⓒ넥센타이어
    ▲ 넥센타이어의 중앙연구소 ⓒ넥센타이어
    코로나19에 유럽의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넥센타이어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과 체코에 각각 1곳의 해외 공장을 두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밝힌 유럽 시장 매출 비중은 24.5%다.

    현재 셧다운은 피했지만 이후에도 공장을 가동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곳에서 만든 타이어는 공장을 멈춰 세운 폭스바겐, 프랑스 르노그룹 등에 신차용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체코에 공장을 둔 현대자동차는 지난 23일부터 코로나19 여파로 공장 문을 닫았다.

    뿐만 아니라 단계적 증설을 통해 연 1200만개 이상의 타이어를 생산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호타이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 조지아 공장과 베트남 공장, 중국 공장(3곳)에 대한 위기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에 있는 유럽 테크니컬센터(KETC)는 전사적인 재택근무 제도를 시행 중이다.

    유럽 매출 비중은 14.6%(지난해 3분기 기준)로 다소 낮지만 시장 공략에는 제동이 걸렸다.

    한 타이어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안 입은 사업영역이 없다”며 “특히 유럽 완성차 업체 공장이 가동을 멈춘 것이 치명타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완성차 업체가 생산라인을 다시 정상 가동해야 움직일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데다 불확실성이 커 임직원 감염 예방과 재고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