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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급락 후 다시 1700선까지 반등에 성공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저가매수세가 몰리고 있지만 추가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기적인 지수 반등에는 이견이 없지만, 현재는 급한불만 끈 상태로 주가의 바닥을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인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49포인트(1.87%) 오른 1717.73으로 거래를 마쳤다.
19일 연저점(1457.64)을 기록한 이후 일 주일간 대체로 반등 흐름을 이어오고 있고, 특히 지난 1월 기록한 전고점(2267.25) 대비 809.61포인트(35.71%) 하락했던 지수는 일주일 만에 낙폭의 32%가량을 되돌렸다.
주가 낙폭이 워낙 컸던 만큼 반등 또한 큰 폭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주가가 단기간에 반등 흐름을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지금이 절호의 매수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반면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우려의 목소리가 우세하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까지 역성장할 전망인데, 이를 고려할 때 증시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기는 1분기보다는 2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금이 남아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은 분명히 좋은 투자 기회이지만, 주식의 투자 비중은 실물 경제 둔화를 반영한 2차 주가 조정기에 늘리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시 패닉 매도가 진정되며 가격 회복이 이어질 수 있는 지수 수준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평균(9.6배) 수준에 해당하는 1800선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회복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우선 코로나19의 확산이 진정되고 미국의 신용 위험이 완화되며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 부진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이 과정은 4월 중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100조원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이 급한 불을 일시적으로 끌 수 있었지만 추가 대응 타이밍을 놓치면 위기는 걷잡을 수 없는 악순환 궤도로 빠져들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정부와 한은의 유동성 공급 정책은 단지 시장의 폭락을 일시 진정시킨 정도라는 설명이다.
자금시장 상황을 보면 위기가 멈추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27일 기준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2.039%,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060%로 마감했다. 신용 스프레드로 보면 98bp(1bp=0.01%포인트) 격차가 있었다.
정부 대책 발표전인 23일 기준 신용 스프레드(86bp)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벌어졌다.
국고채와 회사채간 신용 스프레드가 커진다는 것은 회사채 시장의 경색이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올 초 스프레드가 60bp 안팎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이 제대로 돌지 않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정부와 한은의 대책에도 증시에서 외국인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정부 대책 발표일인 24일 823억원으로 다소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하루 순매도 규모가 3000억~5000억원 안팎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