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미래성장동력' 급제동회계감사서 '핵심감사사항' 첫 지적 받아'12년째 적자' LED사업과 동일선상에'코로나19' 자동차 타격 큰 올해 최대 고비
  • ▲ LG이노텍 차량용 5G 통신 모듈 제품 이미지 ⓒLG이노텍
    ▲ LG이노텍 차량용 5G 통신 모듈 제품 이미지 ⓒLG이노텍
    미래성장동력으로 10년 넘게 전장부품 사업을 키워온 LG이노텍이 3년째 이어진 적자에 비상이 걸렸다. 과거 영광을 누렸다 쇄락의 길을 걷고 있는 LED사업과 함께 회사가 해결해야 할 최대 재무 이슈로 지난해 처음 꼽히는 처지가 됐다.

    7일 LG이노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장부품 사업부문은 LG이노텍 회계감사에서 처음으로 '핵심감사사항'으로 꼽혔다. 핵심감사사항은 회계감사인이 회사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재무적 이슈를 꼽은 것으로, 회사가 해당 이슈로 처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인지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이 지난해 핵심감사사항으로 꼽힌데는 아무래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 해당 사업부문의 가치와 자산에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지난해 전장사업에서 이 같은 징후를 발견했다는 것이 감사인의 의견이다.

    전장부품 사업부문은 지난 2017년 적자전환 한 후 지난해까지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적자전환 이듬해인 2018년에는 적자 규모가 150억 원 수준이었고 지난해 520억 원으로 적자가 커지자 위기 상황에 도달했다는 회계적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전장부품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자산을 깎아먹을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 상황에서 누적 적자가 더 쌓이면 결국 자산 손상이 일어나게 된다는 일종의 경고를 받은 셈이다.

    실제로 LG이노텍 LED 사업부문의 경우 이미 몇 년 전부터 핵심감사사항에 올라 회사에서 재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LED 사업은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운 상황을 이어가고 있고 누적적자 규모도 1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라 자산을 갉아먹는 구조가 이어진지 오래다.

    문제는 쇄퇴길을 걷고 있는 LED와 달리 전장부품 사업은 LG이노텍의 성장동력인 동시에 LG그룹 차원에서도 역점을 두고 육성하고 있는 분야라는 점이다. LG 뿐만 아니라 삼성이나 글로벌 IT기업들도 전장 분야를 미래성장사업으로 일찌감치 낙점해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도 매출로 보면 성장세가 뚜렷하다. LG이노텍의 주력 사업인 광학솔루션 부문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부문이 전장부품이다. 지난해에도 1조 13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매해 성장을 거듭했다.

    품질에 대한 고객사들의 평가도 우수하다.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이 선정한 '품질우수상'을 3년 연속 수상했고 독일의 콘티넨탈과 셰플러 등 세계적인 전장부품 기업들도 LG이노텍을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했다. 이 같은 평판을 기반으로 지난해에는 차량용 모터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10%를 넘어서기도 했다.

    전장부품 사업의 특성 상 진입장벽이 높고 고객사와의 신뢰를 쌓는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와 비용이 투입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잇딴 적자로 재무 위험요소로 떠오른 상황을 간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팬더믹'으로까지 번진 '코로나19'로 전방산업인 자동차 분야 타격이 불가피해지면서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도 최대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벌써 1분기 전장부품 사업의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증권가를 통해 나오고 있다. 적자규모는 소폭 줄일 수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도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전장부품 사업부 매출은 전분기 대비 12.4% 감소하지만 적자 규모는 축소할 것"이라면서도 "2021년이 돼야 영업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