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합의안 찬반투표 세번째 연기13일 실시하기로… 노노 갈등 조짐판매량 급전직하… 북미 수출 사실상 올스톱
  • ▲ 사진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김성갑 노조위원장,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 신영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노동조합 지회장 ⓒ한국지엠
    ▲ 사진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김성갑 노조위원장,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 신영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노동조합 지회장 ⓒ한국지엠
    한국지엠 노동조합(노조)이 2019년 임금 협상(임협)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를 또다시 연기했다. 내부에서 ‘노노(勞勞) 갈등’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우한폐렴)라는 경제 위기 속에 경영정상화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8일 확대간부합동회의를 열고 2019년 임협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를 오는 13~14일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달 25일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뒤 세 번째 연기된 것이다.

    이번 찬반투표의 발목을 잡은 건 직원을 대상으로 차 값을 할인해주는 형태의 바우처(이용권)다. 잠정 합의안은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미지급, 100만~300만원씩 바우처 지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관련 소득세 부담을 지기로 약속하고 말을 바꿨다는 주장이다. 김성갑 한국지엠 노조위원장은 “지난 3일 돌연 입장을 바꿨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개개인이 내는 세금을 대납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노조는 2019년 임협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를 지난 3월 30일에서 4월 6일로, 또다시 4월 9일에서 13일까지 세 차례 연기했다. 양쪽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동안 코로나19 위기 공포감은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1분기(1~3월) 내수와 수출을 합쳐 총 8만6528대를 판매해 지난해 동기(11만4419대) 대비 24.4%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충격이 2분기(4~6월) 본격화할 전망이다. 

    자칫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출이 정성적으로 이뤄질지도 불투명해졌다. 지난 2월부터 수출에 본격 나선 트레일블레이저는 생산 물량 중 80%가량이 북미 시장에 나간다. 

    시간이 갈수록 노조 간 갈등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대의원은 “이번 임협 잠정합의안은 김 위원장의 독단적 결정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확대간부합동회의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차원의 사무직 성과급을 문제 삼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또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등 집안싸움이 불거져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의 이익을 위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노사 모두 공멸하는 길”이라며 “힘들더라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