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4년만에 '55만원'대 '아이폰SE' 내놔치열한 중저가폰 경쟁 참전, 판도변화 관심 집중"자충수 될 수 있지만... 불확실성 해소 방안으로 떠 올라"
  • ▲ 2020년 아이폰SE 2세대 제품 이미지 ⓒ애플
    ▲ 2020년 아이폰SE 2세대 제품 이미지 ⓒ애플
    애플이 4년 만에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2세대를 출시했다. 시장은 벌써부터 55만 원까지 내려간 아이폰 신제품의 가격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SE와 같은 '중저가폰'이 해답이 될 수 있을지에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린 상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5일(현지시간) 2세대 아이폰SE를 공개하고 이날부터 온라인 예약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오는 24일부터는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40개국 이상에서 신제품이 본격 판매된다. 국내 출시일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은 지난 2016년에 이어 4년 만에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도 별다른 출시행사 없이 조용한 분위기 가운데 제품 공개를 진행했다. 무엇보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조용한 데뷔무대를 치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아이폰 신제품이 공개되며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다름 아닌 '가격'이었다. 국내 출시 가격 기준으로 저장용량에 따라 최저 55만 원(64GB)부터 신제품 아이폰SE를 구매할 수 있어서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128GB 모델은 62만 원, 256GB 제품은 76만 원으로 전 모델이 80만 원 선을 넘지 않아 명실상부한 '중저가폰'으로 이름을 올렸다.

    더구나 이번 아이폰SE 모델은 애플이 4년 만에 내놓는 중저가폰이라는 점에서 경쟁회사나 업계에서도 주목도가 높았다는 분석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이어졌던 가운데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앞다퉈 중저가폰을 내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던터라 애플이 이 같은 시장 분위기에 동참할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결국 애플이 보급형 스마트폰 카드를 4년 만에 꺼내들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폰은 대세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애플은 아이폰SE 2세대의 작은 크기와 고성능, 부담 없는 가격을 앞세워 중저가폰 시장 평정에 나섰다.

    애플은 중저가폰이 스마트폰 시장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얼어붙은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최종적으로 아이폰SE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통상 하반기에 나오는 플래그십 모델 출시 일정을 뒤로 미루고 보급형 모델로 시장 수요를 우선적으로 충족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에 앞서 일찌감치 다양한 중저가폰을 내놓은 제조사들은 예상과 달리 시장에 뛰어든 애플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이폰SE 모델 하나로 중저가폰 시장 수요를 모두 커버하는 애플의 전략 때문이다. 통상 하반기에 출시되는 애플의 플래그십폰을 기다리던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보다 저렴한 가격의 신제품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는지를 지켜보면 이를 중저가폰 수요 전체에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이폰SE 신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 비중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플래그십폰 구매에 열의를 나타내는 애플 고객의 구매 패턴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나머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코로나19 기간에 집중적으로 중저가폰을 쏟아내고 이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다각도로 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저가 모델의 판매 호조가 애플과 관련 업체들에게 향후 자충수가 될 수도 있지만 불확실성 높은 구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벤트"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