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헤시라스호 명명식… 해운재건 첫 성과연내 초대형선 12척 유럽항로에 투입이달부터 '디 얼라이언스' 본격 서비스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경영실적 개선 기대
-
해양수산부는 23일 오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박 'HMM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정부의 해운 재건 노력이 처음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성혁 해수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배재훈 HMM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밧줄을 끊어 배를 바다로 내보내는 대모(代母) 역할은 김정숙 여사가 맡았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게 됐다"며 "12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헤시라스호는 길이 400m, 폭 61m, 높이 33.2m로 세계 최대 규모다. 6m 컨테이너(1TEU) 2만3964개를 한 번에 실어나를 수 있다. 종전 최대 '컨'선인 스위스 MSC사의 'MIA호'(2만3756TEU)보다 208TEU 증가한 규모다. 최대속력은 시속 41.7㎞(22.5kts)다. 선장 포함 총 23명이 승선하며 오는 25일 첫 항해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정식 가입해 이달부터 본격적인 협력 서비스에 나선 HMM은 이번 초대형 선박 확충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원가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
HMM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적 원양선사로서 정부 해운 재건의 중심에 섰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8년 9월 총사업비 2조700억원을 투자해 2만4000TEU급 선박 12척 신조를 발주했고, 이번에 첫 결과물이 나왔다. HMM은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12척의 초대형 '컨'선 모두를 아시아~북유럽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다. HMM 관계자는 "유럽항로 투입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선박 이름을 유럽 주요 12개 항만 이름에서 따와 지었다"고 부연했다. 대우조선해양(2만3964TEU급 7척)과 삼성중공업(2만3820TEU급 5척)이 각각 건조하는 이들 선박은 오는 9월까지 차례로 HMM에 인도될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 유럽항로를 오가는 선박은 평균 1만5000TEU급"이라며 "건조 중인 HMM 초대형선박은 우리 기술로 만든 친환경·고효율 선박으로, 운항 비용이 15%쯤 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알헤시라스호를 비롯해 초대형 '컨'선 12척은 황산화물(SOx) 저감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해 세계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규제(SOx 함유비율 0.5% 이하)에 부합한다. 액화천연가스(LNG) 연료탱커를 탑재할 수 있게 설계해 앞으로 LNG 추진선박으로 교체할 수도 있다. -
HMM은 초대형 '컨'선 12척 외에도 현대중공업에서 1만6000TEU급 선박 8척을 건조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모든 선박을 인수하면 HMM 선복량은 총 87만TEU로, 현재 세계 9위 선사에서 8위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