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72달러 상승(+19.7%)한 16.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전날 19.1%(2.21달러) 치솟았다. 이로써 이틀간 42.6%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11달러 선에서 16달러대로 뛰어올랐다.

    런던 유럽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1.14달러 오른 21.51달러에 거래됐다.

    유가가 낙폭을 다소 되찾기는 했지만,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를 웃돌았던 상황과 비교하면 70~80% 폭락한 상태다. 추세적인 반등보다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WTI 선물 변동성을 보여주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오일지수(OIX)'는 올 들어서만 730%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소식이 이어지면서 원유수요 둔화 악재가 상쇄됐다.

    쿠웨이트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10개국) 추가 감산합의 시작일인 5월1일에 앞서 이미 감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알제리도 OPEC에 즉시 감산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국 역시 빠른 속도로 감산에 나서면서 산유량이 지난해 7월 이후 최소로 줄었다.

    실제 초저유가를 버티기 어려운 미국의 '비수익 유정'들은 잇달아 가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멕시코만의 해상 유정들로부터 폐쇄되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해상 유정은 미국 산유량의 15%가량을 차지한다. 오클라호마와 뉴멕시코의 육상 유정들도 일부 폐쇄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IHS마킷은 새 유정 수가 연말까지 90%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헤지펀드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현물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자정작용을 시작한 것 같다"며 "미국의 산유량 및 원유 시추공 수 감소가 확실히 시장을 부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도 유가를 뒷받침했다.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은 이날 국영방송에 출연해 "테러조직 미군의 군함이나 해군 병력이 페르시아만 걸프 해역에서 우리의 군함이나 상선의 안전을 위협하면 즉시 파괴하라고 우리 해군에 명령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에 정면대응을 예고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