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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국제유가 하락 속에 정유사들의 실적 쇼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정유업계 1분기에 4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3억원으로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손실이 5632억원이다. 국내 정유사 4곳 중 실적을 발표한 2곳의 적자 합이 1조5705억원에 달한다. 현대오일뱅크도 5600억원대의 적자가 났다.
정유 4사의 1분기 적자가 기존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정유업계 1위사 SK이노베이션은 6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적자가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달 중순 안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GS칼텍스도 5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점쳐진다.
정유사 적자의 주원인은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원유·석유 제품 재고 가치 하락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급감이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석유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가가 폭락하며 석유 제품 재고 가치가 하락했다는 것.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없어 재고도 쌓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5월부터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실행되고, 코로나19가 진정하면서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현대오일뱅크는 컨퍼런스콜에서 "유가 상승이 예상대로 진행되면 2분기에는 손익분기점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규모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수요 급감 상황을 개선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유업계는 수익성과 연결되는 정제마진과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탓에, 2분기에도 대규모 영업적자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진명 연구원은 "정유업계는 상반기 저유가와 석유 수요 급감으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업황과 유가가 모두 바닥을 본 만큼 석유 수급 개선과 코로나19 진정에 따라 하반기에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