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세제 시장 6년째 1위 기록獨 본사, 韓 겨냥 미세먼지 제거 제품까지 출시이커머스·제품 포트폴리오 확장… 2배 성장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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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주부는 고집스럽다. 트렌드 주기가 빨라지고 수많은 신제품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들을 사로잡기란 쉽지 않다. 이중에서도 독일 생활용품업체 헨켈홈케어코리아의 액체세제 퍼실은 남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애경산업, LG생활건강, 라이온코리아가 이끌던 액체세제 시장에서 퍼실은 2014년부터 부동의 1위 자리를 6년째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은 24%에 달한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헨켈홈케어코리아 사옥에서 마케팅 담당하는 이지민 상무(아시아 지역본부)를 만나 이같은 비결을 들어봤다.

    ◇독일 본사도 주목한 韓 시장

    퍼실이 액체시장을 리드하는 비결로 현지화와 제품력을 꼽았다. 현지 고객 수요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현지시장에서 맞춰 제품 개발과 생산을 동시에 하는 것을 원칙이 주효했다.

    이지민 상무는 "소비자들이 퍼실을 꾸준히 찾는다는 것은 차가운 물에도 잘 녹아 세제 찌꺼기를 남기지 않는데다 섬유에 빠르게 침투해 뛰어난 때를 제거하는 세정력(때를 제거하는 능력)"이라면서 "100년이 넘는 독일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복합적인 세탁 니즈에 맞는 제품들을 꾸준히 앞장서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퍼실의 이같은 성장으로 헨켈 본사는 한국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마켓에서 가장 많이 높게 성장하면서 매년 상을 받을 정도다. 일부 제품의 경우 한국에 출시를 하고 전세계에 선보이는 식이다. 

    이 상무는 "(독일 본사에서) 과거 한국시장은 아시아 중 작은 마켓으로 생각했다"면서 "이제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성공이 글로벌 시장 성공의 표준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헨켈 본사는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한국인이 자주 먹는 고추장, 된장, 김치얼룩 등을 비롯해 한국 주부를 겨냥해 미세먼지를 제거해주는 퍼실 딥클린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딥 클린 포뮬러는 100만개의 얼룩제거 분자와 7가지 스마트 효소의 최적조합으로 섬유 속 깊숙이 침투해 깊게 배인 얼룩은 물론 미세먼지까지 최대 99% 이상 깨끗하게 제거하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처음부터 퍼실 딥클린 출시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이 제품은 삼고초려도 불사하는 한국지사의 노력으로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 상무는 "외국의 미세먼지 개념이 없기 때문에 광고 속 미세먼지 힘들어하는 소비자를 담았지만 본사에서 사실이 아니라며 거절당했다"면서 "설득하기 위해 미세먼지 직접 보여주겠다며 끊임없이 설득한 결과, 본사에서 한국에 출장을 오면서 제품 출시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외국계 회사가 글로벌 콘셉트로 진행하지 한 나라만 콕집어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앞으로 한국 소비자을 대변하고 시장에 맞게 제품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퍼실은 액체세제뿐만 아니라 새로운 타입의 캡슐 세제를 선보이며 시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쉽고 편리한 세탁을 도와주는 차세대 세탁세제로 1회 사용분이 개별 포장되기 때문에 세제를 계량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무거운 세제 통을 들지 않아도 되는 장점 때문이다.

    이 상무는 "국내에서는 아직 새롭지만 미국, 유럽 일부 국가 등 선진국에서는 전체 시장의 10~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변화해온 것을 감안할 때 해외처럼 캡슐 타입의 세제도 점진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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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두자리 성장 목표"… 핵심은 이커머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산업계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헨켈홈케어코리아 역시 독일에 본사를 둔 만큼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독일은 5일 기준 코로나 확진자가 16만6000여명에 달한다.

    이 상무는 "코로나19로 유럽 상황이 좋지 않다. 생산 공장 물류 배송 막히면서 원부자재를 소싱하고 있는 부분이 막혀있다"면서 "최대한 공수하며 한국시장에 차질이 없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헨켈홈케어코리아는 올해 성장 핵심으로 이커머스(온라인)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접촉을 하지 않는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는 점을 주목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해 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34.3%나 증가했다.

    헨켈홈케어코리아의 전체 매출에서 이커머스의 비중은 30%를 차지한다. 이 상무는 "이커머스의 경우 매년 20~30%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1분기에만 70%가 증가했다"면서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이기 때문에 물건을 제대로 공급할 수 있도록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확대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카테고리별 매출 비중은 세탁세제 60%, 가정용 살충제 27%, 홈케어 13%이다.

    사실 헨켈홈케어코리아는 홈키파, 홈매트, 컴배트는 가정용 살충제의 대명사다. 국내 살충제 시장 판매 1위,국내 시장 점유율 40% 이상의 기록은 지난 수년 동안 한번도 깨지지 않았다. 지속적인 혁신의 바탕에는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헨켈홈케어코리아 글로벌 R&D 센터도 자리잡았다. 이곳에는 글로벌 R&D센터는 헨켈 내 살충제 사업분야의 글로벌 연구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변기 세정제 브레프는 2015년부터 지난해 5년간 걸이형 변기세정제 카테고리 내 시장점유율 평균 약 90%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19 이슈로 높아진 개인과 실내 위생에 대한 관심이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로 이어지면서 지난 1월과 2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간 대비 약 33% 증가했다. 주방세제 프릴 역시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 출시로 지난해 온라인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 상무는 "코로나19 사태로 소비 심리가 악화되고 있지만 많은 소비자들에게 손쉽게 구매하고 부담을 줄여주는 프로모션으로 올해 두자릿수 성장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필(必)환경이 대세가 되면서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도 생겼다. 이 상무는 "재생 플라스틱에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오는 2025년까지 제품 패키지를 100% 재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