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널업체 'LCD 출구전략' 본격삼성·LG 등 세트업체 중국 의존 불가피"이미 공급처 다변화 진행… 가격 압박 없을 것"
  • ▲ 자료사진. ⓒ뉴데일리 DB
    ▲ 자료사진. ⓒ뉴데일리 DB
    국내 대표 패널업체들이 부진을 겪고 있는 LCD 사업을 사실상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세트업체들의 중국 의존도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국 패널업체들이 그간 이어져 온 '치킨게임'을 마무리하고 가격 경쟁력을 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급처 다변화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1년 LCD 매출 '제로'를 공식화했다. 올해 말까지 대형 LCD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육성 중인 QD 디스플레이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5년까지 QD 생산라인 구축 및 R&D에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까지 국내 LCD 전용 라인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국내 LCD TV용 패널 생산을 중단하고, 고부가 차량용·사이니지 디스플레이 생산에 주력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패널업체들이 LCD 생산을 사실상 중단한다고 밝힌 상태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TV 생산업체들은 여전히 98% 이상의 LCD TV를 생산하고 있다. 즉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당분간 중국 등 해외 패널업체들에게 의존해야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패널업체들의 가격 교섭력 강화가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 패널업체들이 최근 3년간 한국 패널업체들의 마지막 LCD 숨통을 끊기 위해 원가 미만까지 패널 가격을 떨어트리며 치킨 게임을 지속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빠져나간 이후 획득하게 될 가격 교섭력은 강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제조사들은 LCD 패널의 급격한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공급처 다변화가 진행 중인 데다 중국 패널업체들간 가격 경쟁 또한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진행된 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LCD TV 패널 공급자 다변화를 위해 여러 패널업체들과 거래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며 "특정 업체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와는 장기적 협력 관계를 통해 안정적 거래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LG디스플레이 및 그 종속기업으로부터 매입하는 금액이 ▲2017년 5조4025억원 ▲2018년 4조1804억원 ▲2019년 3조5132억원 등 매년 가파른 속도로 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널가격은 철저히 공급과 수요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국내 패널업체들의 LCD 셧다운에 따른 유의미한 가격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