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근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 발표시멘트업계 "사실상 가격인하 압박" 상반기 시멘트 수요 전년比 12% 감소하반기에는 상황 더 악화로 '수요절벽' 우려
  • ▲ 시멘트 업계는 가격인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위기가 가중된다는 입장이다. ⓒ뉴데일리경제
    ▲ 시멘트 업계는 가격인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위기가 가중된다는 입장이다. ⓒ뉴데일리경제
    정부가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시멘트 업계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시멘트 수요 감소, 재고 증가에 가격인하 압박까지 받으면서 “IMF때보다 더 힘들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논의·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최근 3년간 연평균 8.5%였던 공사비 상승률을 2026년까지 2% 내외로 최대한 안정시켜 건설시장 활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방안에는 시멘트 등 주요 자재가 수요자, 공급자 간 자율협의를 통해 적정가격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수급 안정화 협의체’를 운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민간에서 해외 시멘트 수입을 추진할 경우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국시멘트협회는 “정부 차원의 건설시장 활력 제고 방안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며 “건설산업 활성화 위주에서 벗어나 건설과 연계된 산업 생태계 전반을 진단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포괄적 해법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시멘트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번 방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시멘트 적정가격 산출을 위한 협의체를 운영한다고 하지만 결국 건설 업계 입장만 일방적으로 반영되면서 시멘트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자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에 해외 시멘트 수입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시멘트 업체들을 압박하기 위해 협상카드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시멘트 업계는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멘트 가격을 인하하게 되면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입장이다. 

  • ▲ 시멘트 업계는 하반기 업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뉴시스
    ▲ 시멘트 업계는 하반기 업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멘트 출하량은 2284만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12% 감소했다. 반면, 재고는 126만톤으로 약 16% 늘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출하량 감소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9월 국내 시멘트 수요는 전년동월 대비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하나증권이 지난 8월 발표한 ‘시멘트 업계 올해 2분기 정리’ 리포트를 보면 주요 업체들의 생산량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C&E 12.9% ▲한일시멘트 4.8% ▲아세아시멘트 14.4% ▲한라시멘트 11.5% ▲삼표시멘트 12.0% 등 하락 폭은 10% 전후에 달한다. 

    한국시멘트협회는 다음주 시멘트산업 하반기 전망 등 관련 통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건설경기의 극심한 침체로 인해 올해 시멘트 수요는 4400만톤으로 IMF 외환위기 첫 해의 수요절벽 4630만톤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산업은 갈수록 심화되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러다가 IMF 당시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한편, 4분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도 시멘트 업체들에게는 악재로 적용할 전망이다. 시멘트 원가에서 전기요금은 20% 정도 차지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5일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에너지값은 원가를 반영해서 상당한 수준으로 억제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올해 7월 “하절기가 지나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하반기에 전기요금 정상화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