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대기업·중소기업 불문… 은행 대출 폭증

코로나19에 따른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은행권 기업대출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이 소폭 둔화하고 소비지출 위축에 따라 신용대출 수요가 축소하면서 가계대출은 5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929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7조9000억원 급증했다.

4월 증가 규모는 한은의 속보 작성(2009년 6월) 이후 11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이미 3월에도 18조7000억원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으나 한 달 새 더 늘었다.

특히 업권을 불문하고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대출 각각 11조2000억원, 16조6000억원, 10조8000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 폭을 나타냈다.

기업대출이 폭증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가 증대되고, 정부와 은행의 기업지원대책이 확대된 데 따른다.

특히 소상공인 대상 기업은행의 초저금리대출과 시중은행의 이차보전대출 취급, 정책금융기관의 중소·중견기업 자금지원이 기업대출 증가 폭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은행들의 코로나 피해기업 대상 대출 만기연장 및 원금상환 유예 조치와 한은의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 및 기준금리 인하도 증가세를 부추겼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은 유동성 확보와 회사채 및 CP 상환자금 마련으로 대출이 늘었다"며 "개인사업자의 경우 코로나 여파에 따른 매출 감소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고, 소상공인 대상 대출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계대출은 증가 폭이 줄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15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9000억원 증가했다. 

앞서 2~3월 두 달 연속 9조원대 증가 폭을 나타내며  속보 작성(2004년)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4월 들어 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주택 매매·전세 관련 대출이 둔화하면서 전세자금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소폭 줄어든 데다, 소비 위축에 따른 결제자금 수요가 줄고 3월의 일시적 증가요인이 4월 들어 약화하면서 기타대출이 마이너스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영향으로 가계의 소비지출이 줄면서 마이너스통장 등을 통한 카드대금 결제 수요가 축소됐고, 신용대출 증가요인이었던 개인 주식투자자금도 지난달에는 크지 않았다. 코로나 저금리 대출 등 대체자금이 공급된 것도 신용대출 수요를 줄였다.

한편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8000억원 늘었다. 2018년 4월(7조3000억원)과 2019년 4월(5조1000억원)과 증가액과 비교하면 규모가 축소된 것을 알 수 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은행권과 달리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통한 대환과 카드대출과 계약대출이 감소하면서 지난달 -2조1000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