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정수기 등 부가기능 더한 모델로 경쟁 본격화...23년만에 정수기 냉장고 출시한 삼성디자인 경쟁 위주서 '코로나19'로 위생가전·기능성 가전으로 눈 돌려차세대 냉장고 기술 경쟁 관전포인트 '식물재배'...R&D 및 제품 출시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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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디자인 경쟁에 한창이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엔 새로운 기술 경쟁의 서막을 열었다. 여름을 앞두고 '얼음정수기'를 탑재한 냉장고 판매를 두고 양사가 경쟁에 나서는 한편 하반기에는 올초 'CES 2020'에서 선보인 바 있는 '식물재배기'로 냉장고 기능의 변화를 주도해갈 것으로 관측된다.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여름을 앞두고 얼음정수기 냉장고를 앞다퉈 출시하며 냉장고 부가기능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하반기까지 이어져 냉장고 기술을 활용해 가정에서 직접 식물을 재배하는 '식물재배기' 출시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최근 삼성과 LG가 얼음정수기 냉장고로 경쟁하기 전까지는 전통 백색가전인 냉장고 경쟁 포인트가 '디자인'에 있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취향과 용도에 따라 냉장고 구조와 색상을 결정할 수 있는 '비스포크'를 앞세워 디자인형 냉장고 시대를 본격화했고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라인인 '시그니처'를 앞세워 정제된 미와 고급스러움을 강조해 정체성을 확립했다.그러다 '코로나19'로 소비시장이 침체되며 가전 수요가 줄고 여름 시즌을 맡게 되면서 냉장고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도 위생과 기능성이 강조된 가전의 매출이 오히려 더 늘고 있다는 점도 부가기능에 초점을 맞춘 냉장고 탄생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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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LG전자는 일찌감치 정수기 냉장고와 얼음정수기 냉장고를 출시해 프리미엄 냉장고 제품 라인업을 갖춰두고 있었다. 자체적으로 '퓨리케어 정수기'로 정수기 분야에도 진출해있었던 까닭에 이미 정수기 기능을 갖춘 냉장고를 판매하며 효과를 톡톡히 봤다.여기에 최근 삼성이 23년 만에 다시 정수기를 탑재한 냉장고를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지난 1997년 '지펠 양문형 냉장고'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내부에 정수기를 설치해 국내 가전업계 사상 처음 정수기 냉장고를 선보였는데 필터관리가 까다로운 정수기 냉장고의 특성 상 많은 판매가 이뤄지진 못했다.하지만 최근들어 다시 편리한 정수 필터 관리를 연구하고 관련 특허를 확보한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높아진 소비자들의 위생관리 개념을 겨냥해 얼음정수기 냉장고를 출시하게 됐다. 그동안 정수기를 렌탈해서 사용하는 가정이 대폭 늘었지만 오히려 1인이나 2인으로 구성된 소규모 가정이 늘며 공간 상의 이유 등으로 정수기를 따로 두지 않는 수요도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냉장고와 정수기를 한자리에서 쓸 수 있는 제품 출시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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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냉장고에 이어 하반기 이후에는 냉장고 기술을 적용한 '식물 재배기'로 삼성과 LG가 다시 한번 맞붙을 전망이다. 이미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양사 모두 가정용 식물 재배기 시제품을 선보이며 전통 백색가전 냉장고의 화려한 변화를 알렸다. 아직까진 실제 제품으로 출시될 일정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빠르면 하반기나 내년까진 제품 출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번에도 LG전자가 시장에 먼저 제품을 내놓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전자의 식물 재배기는 내부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으면 재배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방식인데 여기에 냉장고의 정밀 온도제어 기술과 정수기의 급수제어 기술, 에어컨의 공조 기술 등이 집약됐다는 설명이다. 그야말로 LG전자 가전의 핵심 기술을 한 제품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식물 재배기인 셈이다.삼성전자도 신가전 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만큼 자사 냉장고의 핵심 기술이 적용된 식물 재배기 출시와 함께 스스로 요리 재료까지 길러먹는 새로운 소비자층을 심층 분석해 관련된 추가 제품 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이미 삼성은 건강이나 요리, 웰빙 등에 관심이 높고 관련 가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고객층을 연구해 프리미엄 주방가전 라인업에 적용해 인기몰이에 나섰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