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기점으로 초급매물 상당수 소진보유세 회피 매물 팔리거나 증여 움직임급매 소진 뒤 가격 뛰자 추격 매수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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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유세 과세 일이 다가오면서 서울 아파트의 절세 매물이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지난 총선 이후 증가했던 급매물이 이달 초 황금연휴 기점으로 급속히 팔렸고, 일부는 증여 등 다른 절세 방법으로 돌아선 영향이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리센츠는 최근 2주 새 양도소득세, 보유세 등 절세 매물이 다 팔리며 초급매물이 상당수 소진됐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3월과 이달 초 각각 16억원에 팔린 2건을 제외하고 대체로 18억3000만원∼19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현재 중층 이상은 19억∼19억7000만원 선으로 호가가 올랐다.

    일부 집주인은 보유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려고 내놨다가, 종부세 강화 방침이 내년 이후로 미뤄지자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기도 했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작년 말 최고가에 비해 1억∼2억원가량 낮은 금액이지만 최근 급매물이 줄면서 호가가 올랐다"며 "이달 말 잔금 납부 조건의 매물 1건이 남아 있는데, 매도자가 싸게 팔 의향은 없다고 해서 거래가 성사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호가가 뛰면서 지난 주말부터 추격 매수세는 주춤한 분위기다.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급매물이 상당수 소진되면서 호가가 상승했다.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는 이달 초 18억6500만원에 급매물이 팔린 뒤 현재 19억4000만원∼20억원으로 호가가 올랐다. 은마아파트 전용 76㎡도 18억3000만원 선에 나온 저층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집주인들이 18억5000만원∼19억원을 부른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보유세 강화 방안이 내년 이후로 연기되면서 매도를 보류하겠다는 집주인이 있다"며 "6월 1일 기준으로 부과되는 보유세 회피 매물이 거의 다 정리된 상태여서 급매가 더 늘어날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강동구 고덕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도 절세 매물이 일부 소화된 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는 13억∼14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양천구 목동 일대도 현재 보유세 등 절세 물건은 없고 단지 내 갈아타기나 일시적 2주택 매물만 일부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는 초급매물이 대부분 정리되면서 당분간 서울 아파트값이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은 채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다음 달 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까지 팔아야 할 절세 매물이 일부 더 나올 수 있지만 소수에 그치고, 오히려 하반기에 경제 여건과 종부세 강화 방안 통과 여부 등에 따라 추가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물경기 위축 등 경제 여건이 악화하면 결국 부동산을 정리할 수밖에 없고, 올 하반기에 7월부터 연말까지 부과되는 재산세·종부세 등 '보유세 시즌'이 다가오면 급매물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 부동산 관련 주요 법안 처리도 변수다. 정부는 21대 국회 개원 후 주택 전·월세 신고제나 전월세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 등을 발의해 시행할 계획이다.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는 공시제도 개편안 로드맵 발표 등도 하반기에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