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사업장 TV 생산라인 2개 인니로 이전해외 비중 확대 속 中 추격에 고심 끝 결단스마트폰 공장 이전 등 구광모 취임 후 과감한 결정 잇따라
  • ▲ 구미사업장 TV 생산라인. ⓒLG전자
    ▲ 구미사업장 TV 생산라인. ⓒLG전자
    LG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TV 사업도 생산지 효율화에 나서며 원가 경쟁력 강화에 고삐를 당겼다. 구광모 LG 회장 체제 하에서 경영 효율화에 한층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구미사업장 TV·사이니지 생산라인을 기존 6개에서 4개 라인으로 조절한다. 2개 라인은 인도네시아 찌비뚱 공장으로 연내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995년 준공된 찌비뚱 공장은 TV, 모니터, 사이니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조립, 품질검사, 포장 등 전 공정에 자동화 설비도 대거 확충해 생산능력을 50%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LG전자가 글로벌 TV 생산의 '마더 팩토리'인 구미사업장을 필두로 권역별 거점 생산 체제를 강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아시아는 인도네시아 찌비뚱, 유럽은 폴란드 므와바, 북미는 멕시코 레이노사·멕시칼리에 위치한 생산 공장이 각각의 시장에 TV를 전담 공급하게 된다.

    LG전자의 이번 TV 공장 해외 이전은 거점 생산체제 강화와 함께 원가 절감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건비 및 원재료 부담이 큰 제조업의 경우 해외 이전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사업에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TV 사업의 경우 내수보다 해외 비중이 큰 데다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어 고심 끝에 해외 이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LG전자의 지난해 기준 국내 TV 매출 비중은 13.7%에 불과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올 1분기 TV 출하량 점유율은 글로벌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힘입어 38.8%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도 35%로 매섭게 추격 중이다.

    TV 시장은 지난해 미·중 무역 분쟁, 글로벌 경제 변동성 심화 등으로 전년 대비 수요가 감소하고, 패널 공급 과잉에 따른 패널가와 TV 평균 판가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 침체로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또한 확대되면서 국내 TV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의 지난해 기준 HE 사업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35% 감소한 9800억원에 그쳤다.

    LG전자 측은 "기본적으로 내수 비중보다 해외 비중이 훨씬 큰 데다 생활가전과 달리 제품군이 단조로어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며 "중국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앞으로의 경쟁 구도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수년 전부터 해외 이전을 고심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체제 하에서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만성 적자로 앓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의 체질개선을 위해 평택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시킨 바 있는데, 이번 TV 사업의 해외 이전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사장단 워크숍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사업방식과 체질을 철저하게 변화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