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종속기업' 확보 삼성전자 유일통신망 설계업체 '텔레월드 솔루션즈' 1건 뿐LG전자·SK하이닉스 '정중동'... 매그나칩 인수 참여 최대 '빅딜'한치 앞 모르는 글로벌 경제 속 내부 R&D에 방향
-
국내 전자업계가 올들어 인수·합병(M&A) 등 외부 투자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위축된 가운데 몸집을 키우기보단 자체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장기화될 수 있는 위기상황에 우선적으로 대처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전자기업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종속기업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의 통신망 설계, 최적화 전문기업인 '텔레월드 솔루션즈(TeleWorld Solutions, Inc.)'를 인수하며 관련 자회사들과 함께 총 4곳의 법인을 새롭게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LG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동안 신규로 편입한 회사가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SK하이닉스는 '매그나칩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전에 전략적 투자자(SI) 개념으로 참여해 새마을금고 등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함께 53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딜을 성사시켜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딜을 위해 설립된 사모투자합작회사 '매그너스'에 초기 투자금 318억 원 가량이 1분기 중에 투입됐다.구광모 회장 체제에 들어서 M&A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LG전자는 지난 1분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삼성이나 SK와 달리 현재 추진 중인 딜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어 3사 중에 가장 조용한 1분기를 보냈다고 말할 수 있다.이처럼 국내 전자기업 3인방이 과거 대비 소극적인 투자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는 아무래도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19 리스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장 연초부터 코로나19 리스크가 중국과 국내를 강타한데 이어 최대 시장인 북미와 유럽은 물론이고 남미와 아시아 등 신흥시장까지 확산세가 거세져 외부 투자에 가장 먼저 몸을 움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그런 까닭에 보유 현금만 110조 원이 넘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왕성한 기업 M&A를 이어가야 할 전자회사들이 올해는 외부보단 내실을 쌓을 수 있는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R&D 비용으로 20조 2000억 원이 넘게 투입하며 사상 최대치를 나타낸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비전 대로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수조 원대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도체 사업장과 관련 기술 개발에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더구나 최근 삼성은 화성 사업장에 이어 평택 반도체 생산공장에도 EUV(극자외선) 파운드리 생산 설비 구축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세운 투자 계획을 적극적으로 이행해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요청에 따라 오스틴 사업장 투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삼성의 추가적인 자금 집행 계획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LG전자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세계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부진한 사업부문의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는데 우선적으로 주력하는 모습이다. 몇 년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스마트폰(MC사업)부문이 대표적이다. MC부문은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매스 프리미엄(Mass Premium)이라는 새로운 타깃층 공략법을 세우는 등 대대적인 쇄신작업에 몰두하고 있다.효자사업 중 하나인 TV도 생산지를 인도네시아로 전환하며 코로나19로 불어닥친 위기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나섰다. 가격을 낮추고 대중화에 한창인 OLED TV도 내실을 다지는 작업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다.SK하이닉스는 매그나칩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인수하게 되며 당분간은 인수 후 통합 작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앞서서도 SK하이닉스는 벤처투자 펀드 운영을 통해 신기술 기업이나 파트너사에 대한 지분투자를 중점적으로 해왔던 터라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올해 추가적인 빅 딜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