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거리두기 완화 서비스업 생산 0.5%↑·소비 5.3%↑경기지수 3개월 내리막…동행지수 환란후 22년만 최대폭 하락
  • ▲ 산업생산.ⓒ연합뉴스
    ▲ 산업생산.ⓒ연합뉴스

    지난달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가 미국·유럽 등지로 본격 확산하면서 글로벌 교역이 위축돼 국내 제조업 생산이 1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완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던 숙박·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는 일부 반등했다.

    5월부터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서비스업과 소비는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우리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할때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산업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이 흔들릴 수 있어 코로나19 피해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표적인 경기지표인 동행지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3개월 연속으로 흐름이 악화했다.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04.1(2015년=100)로 전달보다 2.5% 감소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광공업과 서비스업에서 생산이 줄어 5.0% 줄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숙박·음식점, 교육 등을 중심으로 낙폭을 줄였지만 자동차와 반도체 생산이 줄었다.

    광공업 생산은 전기·가스업(3.6%)에서 증가했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로 D램 등 메모리반도체 등 제조업(-6.4%)에서 줄어 6.0%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은 기계장비(3.8%)와 음료(12.0%) 등에서 늘었으나 반도체(-15.6%)와 자동차(-13.4%)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6.4% 감소했다. 자동차의 경우 전달만 해도 중국산 자동차부품 수급이 숨통을 트면서 산업생산 지수를 끌어올린 일등공신 역할을 했으나 4월 들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해외 판매수요가 위축된데다 전달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도체도 같은 양상이다.

    제조업 출하는 앞선 달보다 7.2% 감소했다. 의복·모피(24.8%)와 기계장비(3.0%) 등에서 늘었으나 자동차(-16.6%)와 반도체(-12.6%) 등에서 줄었다. 3월과 비교해 내수는 2.4%, 수출은 12.9% 각각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자동차(6.7%), 1차금속(3.3%) 등에서 늘었으나 반도체(-6.3%), 전자부품(-15.0%)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0.4%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앞선 달보다 0.1% 줄었다. 생산능력지수는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한다. 화학제품(0.2%)과 통신·방송장비(0.9%) 등에서는 증가한 반면 기타운송장비(-1.0%), 금속가공(-0.9%)는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8.6%로 전달보다 5.7%포인트(p) 하락했다. 2009년 2월(66.8%) 이후 11년2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비스업 생산은 운수·창고업(-2.9%), 전문·과학·기술(-2.9%), 부동산(-4.2%) 등에서 감소했으나 숙박·음식점(12.7%)과 학원 등 교육(2.8%), 정보통신(2.9%) 등에서 늘어 전달보다 0.5% 증가했다. 석달 만에 반등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한 영향이다.

  • ▲ 수출 컨테이너.ⓒ연합뉴스
    ▲ 수출 컨테이너.ⓒ연합뉴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10.3으로 전달보다 5.3% 늘었다. 넉달만에 증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20.0%)와 승용차 등 내구재(4.1%), 화장품 등 비내구재(1.6%) 판매가 모두 증가했다. 의복 등은 코로나19 확산세 완화 등으로 수요가 늘고 전달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승용차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와 신차 출시, 할인혜택 확대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소매판매액은 37조69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 줄었다. 소매업태별로는 무점포소매(18.4%)와 승용차·연료소매점(4.1%), 슈퍼마켓·잡화점(6.3%), 대형마트(7.4%)는 늘었으나 전문소매점(-15.2%)과 면세점(-50.5%), 백화점(-14.4%), 편의점(-1.2%)은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0% 늘었다. 두달 연속 증가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13.6%), 컴퓨터사무용기기 등 기계류(1.8%) 투자가 늘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토목(0.4%)은 늘었지만 건축(-3.6%) 공사 실적은 줄어 전달보다 2.4%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는 기계설치 등 토목(-52.0%)과 주택·사무실 등 건축(-43.4%)에서 모두 줄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4.9% 감소했다. 2013년 1월(-52.4%) 이후 7년3개월만에 최대 감소치다. 발주자별로는 공기업 등 공공(-35.2%)·건설업 등 민간(-46.5%)에서 모두 줄었다.

    경기지수는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7.3으로 전달보다 1.3포인트(p) 내렸다. IMF 외환위기때인 1998년 3월(-2.0p) 이후 22년1개월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수입액이 증가했으나 서비스업 생산지수와 비농림어업 취업자수 등이 줄어든 탓이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1로 전달보다 0.5p 하락했다. 수출입물가비율 등은 증가한 반면 경제심리지수와 코스피 등이 감소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 ▲ 4월 산업활동동향 브리핑.ⓒ연합뉴스
    ▲ 4월 산업활동동향 브리핑.ⓒ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