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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분기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지난 1분기에 비해서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6곳(미래에셋대우·메리츠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중 5곳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분기 암울했던 성적표와 비교해서는 2분기 전망치 상황은 좀 나은 편이다.
이들 6곳 중 1분기 당기순익이 1000억원을 넘었던 곳은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증권 2곳이었지만 증권사 예상치로는 5곳이 1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분기 미래에셋대우는 1071억원, 메리츠증권은 1023억원, NH투자증권은 311억원, 삼성증권은 154억원, 키움증권은 67억원, 한국투자증권은 -1388억원의 당기순익을 벌어들였다.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2분기 예상 당기순익은 1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2194억원 대비 37.6%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감소폭은 가장 컸다.
한국금융지주의 당기순익은 1630억원으로 전년 동기 2091억원보다 2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증권은 1230억원의 당기순익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보다는 15.7% 줄어든 수치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4.8% 줄어든 1030억원, 870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실적이 전분기보다 양호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1분기 실적 부진 원인이었던 트레이딩 및 상품 손실 이후 운용에 대한 리스크관리 강화를 통해 일부 만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사업 비중이 컸던 대형 증권사들은 지난 1분기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헤지운용에서 대규모 손실을 일으켰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1·4분기 대규모 ELS 운용 손실은 사실상 일회성 요인에 가깝다"면사 "4월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 회복으로 펀드 평가손실도 상당 부분 회복됐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망치가 나온 증권사들 중 키움증권은 유일하게 당기순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전년 동기 531억원보다 무려 109.4% 증가한 1113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풍 속에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증한 것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분기 증시 상승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 높은데다가 신규 고객 유입이 많았던 만큼 키움증권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키움증권의 신규 계좌 개설은 3월 한 달 동안에만 43만좌에 달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증시에 민감한 이익구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대금 감소보다는 증시 상승이 이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강세를 전망하는 이유는 1분기 중 신규 고객 유입이 많아 이익 기반이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