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기본급 18.5% 인상 요구… 추정 비용만 약 2400억원지난해 영업이익 상회하는 비용에 비현실적 요구 비판도이날 7차 교섭도 평행선 전망…노사갈등 장기화 될 전망
  • 홈플러스가 최근 진행 중인 임금 및 단체협상에 수심이 깊어가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과 의견차이가 좁혀질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노조 측이 요구하는 임금 18.5%의 인상안이다.

    홈플러스 사측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상반기 실적의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터무니없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4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사측과 노조의 7차 교섭이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곱지 않다. 

    최근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가 안산점과 둔산점, 대구점을 매각하려한다는 기자회견을 갖고 홈플러스와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를 비판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이를 노조가 임단협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실제 노조 측이 요구하는 임금 요구안은 경쟁사는 물론 다른 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수치다. 

    노조 측은 현재 ▲18.5% 임금인상 ▲18년 말 기준 8년차 이상 7.2% 소급인상 ▲호봉제 도입 ▲상여금 300% ▲휴가비 30만원 ▲명절 상품권 10만원 확대 ▲근로자의 날 상품권 20만원 신설 등을 요구 중이다. 

    홈플러스 측은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24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18년 3월~19년 3월) 회계기준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1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1% 감소한 바 있다. 한해 영업이익이 훌쩍 넘는 비용을 요구한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올해다. 홈플러스는 이달 중 실적 발표를 예정하고 있는데, 이익 감소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타격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홈플러스 내에서도 비현실적 요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홈플러스 측은 “요구는 할 수 있지만 그 전에 실현가능한지 검토가 먼저가 아닌가”라며 “경쟁사를 포함한 국내 많은 기업이 부동산을 유동화해서라도 생존하고자 안간힘을 쓰는데 2400억원을 요구하며 책임 넘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작년 노사가 합의를 통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면서 근속급을 기본급에 산입했는데 이를 1년만에 파기하고 호봉제의 부활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정규직 전환 등 합의사항을 모두 이행했는데도 노조가 이를 뒤집었다는 주장이다. 

    노조도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 측은 “작년에 인건비로 700억원 더 쓴다고 해놓고 190억원만 썼다”며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을 받는 상황에서 호봉제는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사는 이번 7차 교섭에서도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다. 노조가 홈플러스 사측과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노조는 최근 교섭에 나오지 않은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일선 매장을 찾을 때마다 해당 매장을 찾아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매출 하락, MBK파트너스에 이익을 넘겨주는 경영자라는 비판이 주를 이루지만 노조원들이 임 사장을 찾기 시작 한 것이 임단협 이후인 것을 고려하면 의도는 명백하다. 

    업계에서는 이런 홈플러스 임단협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노조는 유통업계에서도 강성 노조로 유명하다”며 “코로나19로 유통업계 전반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원만한 노사 화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