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도시와 집, 이동의 새로운 미래 심포지엄'온라인마켓 매출증감율 1월 10.2→2월 24.3% '껑충'2억명 직장 잃고 5억명 빈곤…2.7억명 식량부족 허덕주택 기본기능에 개개인 라이프스타일 담은 공간으로
  • "코로나19 발생 이전 세상은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지난 4월11일 코로나19(우한폐렴)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한 말이다. 실제 우리네 일상은 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뉠 정도로 확연히 달라졌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부터 무관중 공연과 경기, 비대면 면접까지 '언택트(Untact)' 삶을 살고 있다. 언택트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접두사 '언(un)'을 더한 신조어로 사람간 대면을 최소화하는 최근 트렌드를 대변한다.

    국토교통부는 4일 국책연구기관 4곳과 공동으로 '도시와 집, 이동의 새로운 미래 심포지엄'을 개최,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과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국토부내 전담조직과 각분야 민·관·학 전문가들이 2개월간 논의 끝에 도출해낸 결과물을 토대로 바뀐 정책방향을 공유했다.

    지난해 12월1일 최초 발생된 코로나19는 곧장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 6개월만에 감염자 약 630만명, 사망자 약 37만명을 기록하며 세상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은 각 세계기구 자료를 인용, 코로나19로 전세계 노동자 2억명이 직장을 잃었고 5억명이 빈곤에 빠졌으며 2억7000만명이 식량부족으로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인구 60~70%가 감염상태로 제2 확산이 불가피하고 백신개발에만 최소 1.5년~3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원장은 성공적 코로나19 출구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지속가능한 방역'이라고 강조했다.

    개인과 국가 우선순위도 기존 '소득·소비·성장'에서 '안전·건강·행복'으로 재정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실제 사람들은 코로나19 발발후 사회적 거리두기에 들어가면서 영화관 대신 OTT 서비스, 백화점·쇼핑몰 보단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자발적 '언택트'를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에 따르면 국내 집단감염 시초였던 대구 31번 확진자가 나온 지난 2월, 오프라인 쇼핑시장은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유통업계 온라인 매출 증감율은 전월 10.2%에서 2월 24.3%로 껑충뛴 반면 오프라인은 같은기간 4.1%에서 -7.5%로 곤두박질 쳤다.

    비대면 서비스군의 매출증가로 기존 취급하지 않았던 꽃·수산물 등 새로운 상품군도 빠르게 온라인화 됐다.

    삶의 터전인 집의 기능과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는 재택근무 등 집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길어지면서 '잘먹고, 잘쉬고, 잘자는' 기본 거주기능에 개개인 라이프를 맞춘 특화설계를 적용한 주택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재택근무와 온라인 상거래 증가로 주거공간 수요는 늘어난 반면 상업시설에는 빈공간이 발생하면서 도시공간 재구성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비대면 소비물류 급증에 대한 해법에 대해선 물류시스템을 지하터널화하고 지상공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토부는 각 기관 전문가 견해와 조언을 바탕으로 미래 정책방향을 새로 썼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기훈 국토부 서기관은 "역사적으로 사회재난은 도시발전의 동력이었다"며 "이번 코로나 위기에서도 전염병에 강한 새로운 도시구조를 구축하고 도시계획기법과 제도를 바꿔 도시를 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도시진화 해결방안으로 △변화에 유연한 도시계획·토지이용방식 구축 △지역공동체와 커뮤니티 중심 개발 패러다임 중요성 △디지털 도시인프라 확대 △그린인프라·녹색건축 등 그린뉴딜 본격적 추진 등을 꼽았다.

    국토부는 또 집이 경제·문화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업무·레저 등 다목적 복합주택 확산 △스마트 헬스케어 홈개발 및 보급 △개인 맞춤형 주택공급 및 주거정책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서기관은 "집이 휴식공간에서 생산과 문화·레저공간으로 기능이 확대된 만큼 획일화된 주택공급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치실현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하철·버스에 국한됐던 교통환경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대중교통 공공성 확보 및 효율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혁신 교통서비스 확산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것을 예고했다. 또한 미래 교통체계를 견인할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는 언택트 핵심산업인 물류산업을 앞세워 또 한 번 도약할 것을 예보했다. 특히 위기에 처한 항공산업은 취약한 산업구조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건설과 부동산 산업의 스마트화로 일자리창출을 기대했다.

    김현미 장관은 "도시와 집, 이동은 국민 삶과 직결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그린뉴딜에 박차를 가할 때"라며 "한발 앞서 국토교통 정책방향을 전환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새롭고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