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16조↑…3~5월 역대 최대 규모코로나19 여파로 중소기업 대출 수요 지속주담대 감소에 가계대출 5조 증가세 그쳐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은행 기업대출이 석 달 연속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례없는 경영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은행 빚으로 버티고 있다는 의미다. 

    10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945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6조원 급증했다. 

    기업대출 증가세는 한은의 속보 작성(2009년 6월) 이래 3개월째(3~5월)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3월 18조7000억원, 4월 27조9000억원 급증하며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3·4월에는 업권을 불문하고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대출 모두 폭증했으나 5월 들어 대기업대출이 확 껶였다. 대기업대출은 3·4월 10조원대로 급증하다가 5월 2조7000억원 느는 데 그쳤다. 

    반면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은 13조3000억원 급증했다. 4월(16조6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증가세다. 개인사업자대출은 7조7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경영상황이 빠르게 진정되면서 운전자금과 유동성 확보 수요가 둔화하고, 회사채 시장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회사채는 정부와 한은의 시장안정화 조치로 발행여건이 개선되면서 순발행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실제 5월 회사채 순발행량은 3조3000억원 늘었다. 3월 -5000억원 감소하고, 4월 1000억원 증가한 것에 비해 발행시장 한파가 다소 지나간 모습이다. 통상 회사채는 일정 규모 이상 기업만 발행해 대기업 참여가 많지만, 중소기업은 많이 발행하지 못한다. 

    한은 관계자는 "5월 기업대출이 대기업 중심으로 전월보다 증가 폭이 소폭 축소했으나 올해 3·4월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며 "중소기업대출이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의 운전자금 수요, 정부와 은행의 지원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은 두 달 연속 주춤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5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920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증가액과 동일한 수준이다.

    앞서 2~3월 연속 9조원대 증가세를 나타내며 한은의 속보 작성(2004년)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4월 4조9000억원으로 큰 폭 감소했다.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둔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축소한 영향이 크다. 주담대는 2·3월 6~7조원대 증가세를 기록하다가 4월 4조9000억원, 5월 3조9000억원 느는 데 그쳤다.

    다만, 기타대출은 4월 -1000억원 줄었으나 5월 1조2000억원 늘면서 소폭 증가세로 전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계의 소비지출 둔화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5월 계절적 요인으로 신용대출이 증가한 탓이다.

    통상 가정의 달인 5월에는 4월보다 소비지출 증가로 기타대출 규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2010~2019년 월평균 기타대출 증가 규모를 보면 4월(8000억원)보다 5월(1조6000억원)이 크다.

    한편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3조6000억원 증가했다. 5월 기준으로 보면 2018년 5월(6조8000억원)과 2019년 5월(5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 규모가 축소된 것을 알 수 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은행권과 달리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신전문회사의 카드대출과 보험사의 계약대출이 감소하면서 5월 -1조4000억원 줄었다. 4월에도 -1조9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