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배당 없어… MBK 인수 후 처음회계기준 바뀌며 우선주 배당 대신 부채상환으로 분류작년 상환액 1715억원으로 ‘껑충’… 부담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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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주주에 대한 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이 비용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기존 배당으로 처리됐던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비용을 부채로 반영하면서 배당 없이 회계 처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비용은 오히려 예년보다 8배나 증가했다.그동안 잦은 논란에 휘말렸던 홈플러스의 배당이 새로운 상황에 놓였다.15일 홈플러스 등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해(2019년 3월~2020년 2월) 주주에 대한 별도의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2015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매년 배당을 단행해온 홈플러스로서는 이례적이다.하지만 홈플러스의 배당이 사라진 것은 착시효과에 가깝다. 기존 홈플러스가 주주사인 한국리테일투자가 보유한 우선주에 매년 배당해온 214억원 규모의 상환액이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이 차이는 홈플러스가 올해 감사보고서에 상환전환우선주를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하면서 발생했다.상환전환우선주는 일정한 기간 우선주의 성격을 갖고 약정된 배당을 받은 뒤, 기간이 지나면 상환을 받거나 보통주 등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한 주식이다. 홈플러스홀딩스는 이를 자본으로 분류해 매년 약정된 배당금 214억원을 우선주에 현금배당 해왔다.그러나 홈플러스홀딩스가 지난해 홈플러스에 합병된 이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K-IFRS에서는 상환전환우선주의 상환청구권이 투자자에게 있을 경우 부채로 분류된다.MBK파트너스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전환상환우선주가 자본에서 부채로 인식됐고 이에 따라 부채에는 배당이 있을 수 없어 기존 배당이 전환상환우선주 상환으로 분류된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홈플러스에서 배당이 없어진 이유다. 공교롭게도 배당에서 빠지자 상환금액이 크게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상환전환우선주와 관련 총 1715억원을 상환했다. 전년 대비 700.4%의 상승폭이다.MBK파트너스 측은 “기존에 지급되던 214억원이 그대로 상환됐지만 이와 별개로 1500억원의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한 상환이 있었다”고 말했다.회계기준에 따라 분류가 달라진 상환전환우선주가 눈에 띄는 것은 홈플러스의 배당이 매년 빠지지 않는 단골 논란이기 때문이다. 이 배당을 두고 홈플러스 안팎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 진 빚의 이자를 홈플러스가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특히 지난해 홈플러스는 순손실 5382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상황. 같은 기간 홈플러스의 매출은 7조30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 줄었다.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될 당시 4조원이 넘는 인수금융 차입금을 떠안아 현재까지 자금여력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며 “인수 당시에 차입을 위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의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