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지분 전량 인터코스에 매각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2016년부터 적자 지속… 사실상 철수상반기 신규 론칭 로이비 하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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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사업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으로 눈앞의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화장품 사업 전략을 재정비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8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의 지분 50%를 합작파트너인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업체 인터코스에 전량 매각했다. 지분 매각 금액은 172억2000만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화장품 제조에 대한 투자에서는 아예 손을 뗀다"며 이어 "합작법인 운영을 통해 화장품 제조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 사업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설명했다.

    2015년 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제조업을 시작하기 위해 세계 1위 색조화장품 제조업체인 인터코스와 공동 출자해 지분율 50대 50으로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했다. 이 곳에선 비디비치 등 자체 화장품 브랜드 일부를 생산해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에 외주를 주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직접 제조는 하지 않았다. K뷰티가 국내외 인기를 끌자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제조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야심차게 뛰어들었다. 

    패션과 함께 화장품 사업을 성장축으로 갖추게 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의 매출을 올해까지 1000억원로 잡았지만 기대와 달리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회사는 2016년 21억원, 2017년 41억원, 2018년 89억원, 지난해 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제조업에 뛰어든 시기가 중국의 사드 보복과 맞물리면서 예상보다 더 고전한 것으로 봤다. 특히 화장품 제조업이 타분야에 비해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관련 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위기가 찾아오자 유동성 공급 차원의 매각으로 풀이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이 회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분기 이익 감소 폭이 클 것"이라며 "고마진 화장품과 고비용 패션의 매출 감소와 생활용품 출점이 더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뿐만 아니라 신규 브랜드 론칭도 다소 지연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비디비치, 연작의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라이프스타일 화장품 브랜드인 로이비를 6월 말 론칭 계획이었지만 오는 4분기로 미룬 것으로 알려진다. 로이비는 밀레니얼과 Z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화장품 애플리케이션 화해에서 관리하는 20가지 유해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화해 프리 콘셉트로 기획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로이비는 3분기 론칭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면서도 "유통망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비디비치, 연작 등 그동안 성공적으로 평가받던 화장품 사업이 고비를 맞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