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총파업 결정 위한 전 회원 설문조사 실시 중 한방첩약 급여화·의대정원 증원·공공의대 신설·비대면진료 논란
  • ▲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첩약급여화 추진 반대를 위해 지난 3일 항의집회를 열었다. ⓒ대한의사협회
    ▲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첩약급여화 추진 반대를 위해 지난 3일 항의집회를 열었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의(醫)-정(政)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일련의 정부 정책을 두고 의료계 종주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반대에 나서면서 ‘총파업’을 염두에 둔 대정부 투쟁을 준비 중이다. 

    의협은 한방첩약 급여화, 의대정원 증원, 공공의대 신설, 비대면진료 추진 등을 현 정부의 4대악(惡) 정책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14일 의협은 대정부 투쟁 수위 등을 결정하기 위한 전 회원 설문조사에 착수했다. 오는 21일까지 7일간 진행되며 이를 토대로 향후 대응방안이 설계될 예정이다. 

    설문항목 중에는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방침, 국립공공의대 설립 법안 발의‧지자체 의과대학 유치경쟁, 원격의료(비대면진료) 도입이 의료계에 미칠 영향을 묻는 문항이 포함됐다.

    특히 의료 4대악에 대해 의료계의 정책 중단 촉구에도 불구하고 태도 변화가 없다면 의협이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 설정을 묻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정부는 의료계를 피할 수 없는 투쟁의 외길로 몰아넣고 있다. 의료정책은 의료전문가의 의견이 반영돼야 진정 국민건강을 위한 제도로 안착되는 것이다. 의료 4대악 정책으로 인하여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의 근간이 붕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 의료계가 힘을 합쳐 저지해야 한다. 본격적 대응을 위해 우선 전 회원 대상 설문조사가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4대악으로 규정된 일련의 제도를 두고 의료계 각계 수장들은 최대집 회장의 의견에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지금의 난제를 헤쳐나가기 위해 집행부에서 투쟁 관련 의견을 대의원회에 물어온다면, 정기 대의원 총회 이전이라도 서면결의 등을 통해 신속히 진행되도록 하겠다”며 적극 협조의 뜻을 표명했다.

    백진현 전국광역시도회장단협의회 회장은 “코로나19의 노고를 무시하며 의료를 망치려는 4대악 저지를 위해 16개 시도의사회가 의협을 구심점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 총파업투쟁을 포함한 대정부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의료계 강력 반대 노선… 政, 제도 추진 ‘현재진행형’ 

    의협을 주축으로 대정부투쟁 드라이브가 걸린 상황이지만 일련의 제도 추진은 현재진행형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를 열고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에 대해 논의했고 기존 안을 다소 수정해 이달 말 건정심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의료계는 안전성·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첩약급여화를 반대하고 있지만, 정부는 첩약급여화 추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방에서 급여화되기를 바라는 항목을 실태조사한 결과, 1순위로 ‘첩약’이 꼽히는 등 사회적 요구가 크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복지부 측은 “(의료계 우려와 달리) 급여화되면 엄격한 관리기준을 적용받아야 하기 때문에 첩약 이용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또 복지부가 청와대에 제출한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 자료에는 10년간 지역의 중증·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의사 3000명, 역학조사관 등 특수분야 의사 500명, 기초과학 및 제약바이오 등 연구인력 500명 등 총 4000명의 의사를 추가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공공의대 추가 설립도 동시에 고민 중이다.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해 전북권에 1곳을 설립하고, 장기 군의관 위탁생 20명을 추가해 70명 규모로 운영하는 방안이다. 17개시도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지역 의대 신설도 별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능후 장관은 “의사 수는 OECD 기준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수도권과 지역 격차도 크다. 또 지방 의과대학 졸업자가 대학 소재지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역의대 신설 등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비대면 진료의 경우, 이미 지난달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임시허가를 받은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서비스‘가 허용됐다. 또 14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감염병 위기 상황시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의협과 달리 대한병원협회 측은 비대면 진료 허용을 수긍하는 입장이다. 병협은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서비스 관련 “향후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