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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 이후 그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증권주들이 회복세를 띄고 있다. 동학개미운동 수혜로 2분기 실적 기대감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6일 종가는 7570원으로 전날 대비 2.3% 상승했다. 지난 1일 6730원이던 주가는 이달 들어 12.5% 상승했다.
키움증권은 같은 기간 기준 8만5200원에서 9만4200원으로 10.6%, 삼성증권은 2만6350원에서 2만8700원으로 8.9% 올랐다. NH투자증권은 4%, 메리츠증권과 한국금융지주는 5% 상승했다.
그간 국내 증시 반등 장세 속에서도 증권업종의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뒤쳐져왔다.
코로나19로 기업금융(IB) 및 자기자본투자(PI), 채권 관련 수익 등 증권사의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영향을 미치면서 증권사 실적 타격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잇단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정부의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에 담긴 양도세 확대 이슈까지 더해지며 증권주들의 반등은 지지부진했다.
올해 2분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호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증권주는 최근 상승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
사상 최대 거래대금과 증시대기자금을 기록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 5곳의 2분기 당기순익은 9505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34%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전통 IB 부문의 호조 등 수수료 이익이 21% 증가한 가운데 1분기 실적 쇼크의 주 원인이었던 상품 운용 손익이 흑자로 전환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브로커리지 부문은 87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사모펀드 관련 불확실성으로 일정 수준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보다는 실적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컨센서스 증익 폭이 가장 큰 업종임에도 사모펀드 관련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을 억제해 최근 주가 반등폭은 제한적"이라면서 "그러나 전반적으로 사모펀드 관련 손실 반영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도하 연구원은 "최근 사모펀드 환매중단에 대한 판매사 책임이 되고 있어 상황 전개에 불확실성은 부정적인 노이즈"라면서 "그럼에도 리스크 요인의 하방보다는 실적 호조에 의한 상방이 더 강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만큼 증권주의 상승 탄력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책적으로도 부동산으로의 퇴로가 막혀 있어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유동성 파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면서 "거래대금이 유동성 힘에 연일 폭증하고 있어 2, 3분기 실적은 연중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임희연 연구원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주식 거래도 늘면서 매출이 증가했고, 신용잔고 회복으로 이자 손익도 견조하며 글로벌지수 반등에 따라 ELS 조기 상환도 일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주식 거래가 활황일 때 증권주는 무조건 '비중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